산남지역(옛 서귀포시·남제주군)의 유일한 대학인 탐라대학 매각방안은 재고돼야 한다. 탐라대 설립 취지나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도 도내 모든 대학이 제주시에 몰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탐라대 매각계획은 교육과학기술부가 동원교육학원 산하 탐라대학과 제주산업정보대가 제출한 4년제대학 통합안에 대한 컨설팅 결과를 승인함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통합대학 부지는 제주산정대로 하고, 탐라대 부지를 팔아 마련되는 180억원의 자금을 향후 5년간 재원으로 투자하라는 것이다.

이는 한라산 중턱에 자리잡은 탐라대 부지는 경관이 빼어나고, 원칙적으로 개발이 불가능한 자연녹지에 건축물이 들어서 희소성이 높은 만큼 기업연구소나 연수원, 병원·노인요양시설 등으로 매각이 쉽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인접한 롯데관광단지와 중문관광단지 등과의 연계성도 고려됐을 것이다.

그러나 접근성이 좋고, 첨단과학기술단지와 제주대·제주의료원 등 주변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우위인 산정대 매각이 오히려 가능성이 높고 합리적이라고 본다. 탐라대를 매각하면 산남지역에 대학이 아예 없어 제주시에 비해 가뜩이나 열악한 교육환경이 악화되고 지역침체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지난 1996년 탐라대 설립 당시 ‘말보다 사람을 키우는 것이 낫다’는 생각으로 생업인 축산을 포기하며 부지를 팔아준 지역주민들의 반발은 당연하다. 산남 명문대학 육성에 대한 약속 이행 차원에서도 4년제 대학인 탐라대가 2년제인 제주산정대를 흡수·통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탐라대 매각은 단순히 통합대학 투자재원 마련이 아니라 설립 취지와 제주시 집중 차단을 통한 지역균형발전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재고해야 함이 마땅하다. 탐라대·제주산정대 통합대학을 도민들의 성원속에 지역 명문대학으로 육성하기 위한 성찰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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