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10명 가운데 절반이상이 경제보다 환경을 우선시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는 ‘우근민 도정’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고 본다. 중산간 개발의 마지노선을 무너뜨릴 롯데리조트 2차사업을 비롯해 당초 표방했던 ‘선 보전 후 개발’ 원칙과 맞지않는 개발사업 ‘속도전’을 걱정하는 도민들의 뜻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제주발전연구원이 지난 1월 도민 500명을 대상으로 면접방식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17.6%가 ‘경제발전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환경보전을 우선해야 한다’고 했다. 또 39%는 ‘경제와 환경 모두 중요하지만, 환경을 다소 우선시해야 한다’고 응답해 56.7%가 경제보다 환경에 무게를 두는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경제를 우선해야 한다’는 19%, ‘환경을 포기하더라도 경제발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응답은 0.6%에 불과했고, 23.8%는 경제와 환경을 똑같은 비중으로 다뤄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한다. 제주도가 안고있는 환경문제로는 △오름·등산로 등 자연환경 훼손(17.2%) △대기오염(17.1%) △지구온난화(16.8%) 순
으로 심각성을 꼽았다.

이러한 설문조사는 그동안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파급효과 등을 명분으로 개발지상주의로 치달아온 제주도정의 방향이 도민들의 생각과 괴리됐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본다. 중산간 난개발의 신호탄이 될 산록도로 북쪽 롯데리조트 2차사업을 추진하고,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강정 절대보전지역을 해제하며 해군기지를 밀어붙인 전임 ‘김태환 도정’에 대한 도민들의 시각도 엿볼수 있다.

‘선 보전’을 내세웠던 ‘우 도정’도 개발 속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그대로 통과되면 골프장 면적 제한(전체 임야면적의 5%)이 풀려 제주 최대의 경쟁력인 환경자산 파괴가 가속화된다는 점도 염려스러운 부분이다. 도민들은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에 ‘올 인’하는 한편에선 해군기지와 ‘개념없는’ 개발에 목을 매는 이율배반적 행태를 멈추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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