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의원 “중재역할 했는데…어떻게 접근할지 난감”
강경식 의원 “대화의지 미흡”…진보신당 “폭력도정인가”

23일 오전 제주시가 기습적으로 벌인 민주노총 노숙 농성장 강제철거에 대해 노동계 뿐만 아니라 제주도의회도 당혹감에 빠졌다.

특히 노동현안 해결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중재역할을 담당하던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들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화를 통한 해결의지의 부족함을 드러낸 우근민 도정에 대한 비판적 입장도 드러냈다.

강경식 의원(민주노동당)은 23일 <제주도민일보>와 통화에서 “우 도정이 대화의지를 갖고 해결하면 되는데 노력이 미흡했다”면서 “이번 행정대집행으로 노동자들의 설 곳이 없어져버린 것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강 의원은 “우 도정은 대화를 통해 문제해결을 하지 못한 부분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해외연수를 떠난 김영심 의원이 돌아오면 향후 대응방안 등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오영훈 의회운영위원장 또한 “그동안 중재역할을 했는데 양측의 입장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다. 의회 내부에서 좀 더 논의해야 할 듯 싶다”고 말했다.

도내 진보정당도 천막을 강제철거한 우 도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진보신당 제주도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근민 도정은 폭력도정인가”라고 비난했다.

진보신당 도당은 “우근민 도정은 노동문제의 해결보다는 행정적인 처분을 우선해 두번째 강제철거를 진행했다”면서 “지난 2월 강제철거가 된 이후 제대로 된 천막도 치지 못하고 노숙투쟁을 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다시 처분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신당 도당은 “노숙투쟁을 진행한 곳은 우성아파트, 도립예술단, 제주의료원으로 현재 제주도내 노동문제의 중심”이라며 “우근민 도정이 도내 현안의 중심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의도가 있는 지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도당은 “실질적으로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노조활동에 대한 자유”라면서 “현재 제주도정이 행하는 행정대집행은 노조와 해결을 거부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어 도당은 “제주도정이 소통을 잘하는 도정 그리고 도민과 문제를 해결하려는 도정이기를 바랐다면 절대 이런 식으로 처결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공무원과 경찰 등 200명이 동원돼 10분만에 강제철거를 진행했다는 것을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맹성토했다.

진보신당 도당은 “노동자들이 완강한 거부의사를 취했음에도 공권력을 발휘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닌 독재적인 행태를 취하는 것”이라며 “우 도정은 폭력도정으로 나가기를 바라는 가. 소통불능과 무능한 도정이라는 꼬리말이 붙기를 바라는가”라고 거듭 따졌다.

더불어 도당은 “우 도정의 행태를 완강하게 비판하며, 도정의 교섭의지가 없음을 인지한다”면서 “현안투쟁 사업장과 다른 노동계는 물론 도민에게 이 문제를 알리고 심판해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제주도민일보 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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