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23일 오전 9시3분 행정대집행

▲ 제주시가 121일째 제주지역 노동현안 해결을 요구하며 노숙농성을 벌이던 민주노총 제주본부의 농성장을 강제철거 하고 있다. 조성익기자 ddung35@

제주지역 노동현안 해결을 요구하며 121일째 도청 앞에서 노숙투쟁을 벌이던 농성장이 강제 철거된 시간은 불과 7분, 그 짧은 시간에 힘없고 서러운 노동자들의 투쟁 공간은 사라지고 말았다.

게다가 노동현안 해결을 위해 본격적인 노정교섭이 진행 중인 과정에서 두차례나 강제철거를 강행하고 이번에는 노조간부까지 경찰에 연행돼 노동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제주시는 23일 오전 9시38분께 조용보 건설과장이 ‘행정대집행’ 명령을 읽고, 노숙 농성장을 강제 철거했다.

행정대집행에는 제주시 공무원과 자치경찰, 경찰 등 400여명이 동원돼 노조원 10여명이 있던 농성장을 덮쳤다.

철거 과정에서 항의하던 민주노총 조직부장인 부모씨(41)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됐다.

하지만 입건된 부씨가 현재 진행중인 노정 협의에서 제주지역 노동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어 협상이 순탄치 않을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부 노조원들의 저항은 있었지만 제주시는 7분만인 오전 9시45분께 노숙 농성장을 완전히 철거했다.

▲ 제주시가 121일째 제주지역 노동현안 해결을 요구하며 노숙농성을 벌이던 민주노총 제주본부의 농성장을 강제철거 하는 가운데 경찰이 민주노총 간부를 공무집행방해혐의로 체포하고 있다.조성익기자 ddung35@

이와관련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긴급 성명서를 통해 “노조탄압 현안해결을 요구하며 4개월째 농성을 벌이던 노숙 농성장을 용역과 공무원, 경찰 등 수백명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강제 철거했다”며 “게다가 제주경찰청은 강제 철거에 항의하던 민주노총제주본부의 조직부장을 불법적으로 강제 연행까지 했다”고 성토했다.

제주본부는 “노동자들이 엄동설한에 121일 넘게 투쟁하고 있는 오늘, 앞에서는 대화하자고하고 뒤로는 노동자들의 요구와 최소한의 투쟁공간인 농성장을 폭력으로 짓밟았다”며 “이는 이중적인 우근민 도정의 본질임을 지난 천막 강제철거에 이어 또다시 만천하에 보여준 셈”이라고 주장했다.

또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와 투쟁에 폭력적인 농성장 강제철거와 불법적인 강제연행을 자행한 제주시장과 제주경찰청장은 즉각 사과하고, 연행한 조직부장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제주본부는 “한 달 전 천막농성장이 철거된 후에도 노숙농성을 끈질기게 이어왔다”며 “폭력적이고 이중적인 우근민 도지사 퇴진과 노조탄압 현안 해결을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고 더욱 강력히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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