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오름용암동굴계에서 ‘털밭둥근이끼·돌밭둥근이끼’ 확인
지난 6월 국제학회지 ‘Journal of Asia-Pacific Biodiversity’ 게재

돌밭둥근이끼(上)과 털밭둥근이끼

제주시 구좌읍 만장굴 주변에서 한국에서 보고되지 않았던 2종의 선태식물이 발견,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본부장 고순향)는 만장굴 인근 임도에서 ‘털밭둥근이끼’와 ‘돌밭둥근이끼’를 발견하고, 이를 국제학술지에 보고했다고 20일 밝혔다.

2종의 이끼는 지난해부터 ‘제주도 천연동굴 보존관리방안 연구 및 조사’의 일환으로 용암동굴 입구 주변 및 동굴 상부 지표의 식생분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첫 발견됐다.

이후 종(種) 동정 및 형태특성 분석 등을 거쳐 지난 6월 ‘Journal of Asia-Pacific Biodiversity’ 학회지 온라인에 보고하게 된 것이다.

앞서 학술조사에서는 지난해부터 2개년 간 총 10억원이 투입돼 거문오름용암동굴계 동굴에 대한 △진동 및 지하수 영향 △지표식생분포 △동굴 내 미생물 및 박쥐 등 총 5개 분야가 연구․조사된 바 있다.

털밭둥근이끼는 엽상체 선태식물로 임도 또는 밭 주변의 그늘지고 습한 흙 위에 생육한다. 투명한 복인편이 엽상체 가장자리까지 올라오고, 포자의 크기가 100∼125um로 속(屬)내 다른 종보다 크다. 북아메리카, 유럽, 러시아, 일본 등 북반구에 넓게 분포하며, 국내에서는 제주도 만장굴 주변 임도에서 발견됐다.

돌밭둥근이끼는 엽상체 선태식물로 임도 또는 밭 주변의 그늘지고 습한 흙 위에 생육한다. 엽상체는 자주빛 연녹색으로 너비가 0.8∼1.5mm로 좁고, 포자의 크기가 65∼85um로 속내 다른 종보다 작다. 북아메리카, 유럽, 러시아, 호주, 일본 등지에서 넓게 분포한다.

신창훈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장은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용암동굴계는 용암동굴 형성과정에서 형성된 함몰지형과 지하구조로 인해 독특한 식생군집을 지니는 특징이 있다”며 “향후 지속적 연구를 통해 세계자연유산에 걸맞은 자연자원 발굴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선태식물이란 관속이 발달하지 않고 포자로 번식하는 비관속식물로 흔히 이끼라 불린다. 우리나라에는 선류, 태류, 뿔이끼류 등 약 950종이 분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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