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대여성문화센터 개관 1주년기념 기획 ‘순이들, 문밖을 나서다’전
2월28일까지

제주도설문대여성문화센터(소장 고영실)가 개관 1주년을 기념해 지난 15일부터 오는 2월28일까지 ‘순이들, 문밖을 나서다’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1960년대 여성의 삶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자리로, 지난해 서울에서 성황리에 전시되었던 서울여성사전시관의 전시 콘텐츠를 설문대여성문화센터가 재기획했다.

1960년대는 도시화·산업화의 급물결을 타고 많은 농촌 소녀들이 도시로 서울로 향했다. 이들은 식모·버스 차장·공장노동자 등 저임금 노동에 대거 투입되면서 미혼여성들의 사회진출 확대라는 긍정적 측면을 낳는 한편, 소외노동계층으로서의 어려움을 함께 겪은 눈물과 한숨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여성으로서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노동’ 즉 사적 영역에 머물기를 강요받던 시기를 지내야 하기도 했는데 ‘결혼하면 퇴직한다’ 는 등의 서약서가 그 대표적인 예다.

전시는 6개의 코너로 구성됐다. △1960년대를 읽을 수 있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그려진 개요도와 △당시 여성들의 삶을 읽을 수 있는 유물전시 △60년대에 생산된 전자제품 유물을 통해 당시의 상업문화와 소비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공간 △가요와 영화포스터, 순정만화 등 당시의 대중문화 공간 △당시 서민의 생활모습을 비춰볼 수 있는 ‘60년대 서민의 방’ △버스차장, 화장품 판매사원, 식모, 여성농민 등 당시 일하던 여성들의 이야기 공간 등이다.

특히 당시 여성들의 삶을 알 수 있는 소품들이 대거 자리했다. 버스차장 돈가방, 방문판매 화장품 사원의 제복과 가방, 식모가 애용하던 장바구니, ‘우리집 증산목표’ 계획서, 가족계획보건속산기, 가족계획 포스터 등이 그렇다.

또, 코너 한쪽에서는 ‘서울로 간 순이’에게 편지를 써보는 참여 코너가 마련돼 여성의 삶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했다. 전시의 내용을 담은 스탬프 찍기 등 전시기념품을 남길 수 있는 코너도 준비됐다.

한편 전시 오픈식이 열린 지난 15일에는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객원연구원으로 있는 김영옥 박사가 초청돼, 1960년대에 서울로 상경한 소녀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그 시대 여성들의 삶에 대한 기억을 관람객에게 들려줬다.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고영실 소장은 “기억되지 않고 사라져가는 여성들의 삶을 자료 발굴, 재해석 등을 통해 알리며 여성들의 자긍심과 성평등 의식을 함께 높여나가겠다”고 이번 기획전의 취지를 밝혔다. 문의=710-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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