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감사위원회의 특별자치도 1기 제주도정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는 도 행정이 특별하기는 고사하고 보통에도 못미친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다. 각종 사업 보조금 집행·정산 소홀에서부터 허술하고 부실한 각종 용역·공사 관리·감독으로 인한 예산 낭비 등 고질적인 구태를 전혀 벗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별자치도 출범의 최대 수혜자는 공무원들이다. 예전같으면 엄두도 못냈을 공무원들이 ‘승진잔치’를 통해 국장·과장이 되고, 4개 자치시·군 폐지로 권한이 집중된 ‘제왕적 도정’에서 호사를 누려온것이 사실이다. 반면 업무 능력이나 의지·책임감 등은 별반 달라진게 없으니, 심하게 말하면 돼지에게 비단옷을 입힌 격이나 다름없다.

FTA 경쟁력 강화 지원사업비를 ‘거문오름 트레킹 홍보사업비’로 집행하는 ‘무개념’ 에서부터, WBC 제주세계총회·CMAS 세계촬영대회·국제철인3종경기대회·생활체육 국제국학기공대회·한국 환경한마당행사 등 민간사업을 지원하면서 사업목적외 사업비 집행, 자부담 미이행, 근거가 미비한 정산자료 등을 눈감아주면서 쌈짓돈 쓰듯 예산을 낭비한 행태는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올해 시행된 유네스코 지질공원 인증 신청을 위한 후보지 조사 학술용역, 신청서 작성 용역, 문화상품 개발용역 등 3가지 용역이 지난 2008년 시행된 기초학술조사보고서의 내용과 상당부분 중복됨은 ‘고전’에 가깝다. 3가지 용역내용 가운데 중복되는 부분이 많고, 별개의 용역을 동일인에게 맡기는 행태까지 더해진다.

여기에 3차에 걸친 용역내용이 상당부분 중복된 대형선망어업 산지유통센터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 자격미달자에게 맡긴 관광마로 건설 타당성 조사 용역을 비롯해 공모자격을 부적절하게 제한하거나 수의계약을 한 용역들까지 그야말로 ‘복마전’이다. 도로나 각종 공사 시행과정에서 부적절한 설계나 설계 변경 등으로 예산을 낭비하는 사례도 거론하자면 입이 아플 지경이다.

특별도 1기 행정이 남긴 그릇된 ‘유산’은 고스란히 도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2기 특별도정이 공무원들의 행정행태와 공직기강에 ‘칼’을 대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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