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대학교 관광경영과 2학년 엄윤빈

엄윤빈 제주관광대학교 관광경영과 2학년

#멀지만 가까운 벤쿠버

인천에서 직항 노선을 기준으로 약 10시간의 비행을 거쳐 도착할 수 있는 벤쿠버. 16시간의 시차로 처음 몇 일 동안은 시차적응도 힘겨워 정말 ‘눈뜨고 자는’ 경험을 할 수 있는 머나먼 곳이다. 개인적으로 캐나다는 미국에 비해 잘 모르는 편이어서 ‘청정 국가’라는 이미지와 역동적인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 개최지의 느낌만을 가지고 도착하게 되었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벤쿠버 공항에서 빠져나온 순간부터 오히려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 첫 번째 이유로는 벤쿠버는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아시아 인종 비율을 가진 다문화 도시라는 점을 들 수 있다. 벤쿠버 내 유색인구의 비율은 거의 50%에 다다를 정도라(British Columbia_Vancouver) Skytrain만 타더라도 아시아인 들을 흔하게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시내에 가게 되면 중국어와 한국어 일본어 그리고 힌디가 영어보다도 더 지배적으로 들리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둘째, 벤쿠버는 아시아와 비슷한 생활환경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미국보다 전철의 좌석, 쇼핑몰의 크기 등을 보면 뭐든지 다 작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서양보다는 아시아 문화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은 면이 있다.

이러한 특징들의 단점도 물론 있지만,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 적고, 그들이 적응하고 정착하기에 매우 friendly한 도시라는 큰 장점을 가진 곳이 바로 벤쿠버이다. 실제로 유학이나 어학연수, 워킹홀리데이 등 다양한 이유로 벤쿠버에 왔다가 서양과 동양 문화의 조화로움에 매력을 느껴 정착을 결심한 사람들도 상당히 많이 볼 수 있었다.

#경험은 발전의 원동력

아시아 친구들은 물론, 지금껏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국적의 친구들(남미, 유럽, 서남아시아 등)과 함께 수업을 듣고, 의견을 나누며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캐나다의 문화에 힘입어 생각의 범위를 넓힐 수 있었다. 특히 난민문제나 아동노동착취문제 등과 같은 세계적 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수업을 들었었는데(Global Social Issue), 난민문제를 실제적으로 겪은 독일친구의 이야기를 들었던 경험이 인상 깊었다. 아무리 미디어를 통해 볼 수 있다고 해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의 생각은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매 수업 시간 다양한 질문을 쏟아내기도 하였다.

또한 연수기간 마지막 쯤 샌프란시스코로 4일간 여행을 다녀왔는데,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하나인 스탠포드 대학에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엄숙하고, 딱딱할 것 이라는 예상을 깨고 스탠포드 대학은 너무나도 광활하고 아름다운 하나의 예술 작품과 같았다. 특히 넓은 도서관과 학교 내의 아름다운 잔디밭 등 많은 공간들을 학생들의 휴식과 의견 교류를 위해 마련해둔 모습이 부럽기도 하였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자유롭게 공부를 하고, 순수한 ‘학문’을 논하는 학생들을 보며 나는 지금까지 근시안 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전전긍긍 매달리지는 않았는지 뒤돌아볼 수 있었다. 눈앞의 결과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순수한 학문에 대해 탐구하며 무엇이든 크게 보고, 마음의 여유를 더 가지면서 최종적인 목표를 향해 노력해야겠다는 깨달음 하나를 얻은 것 만 으로도 연수에 다녀온 의미가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 보며 연수기를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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