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제주 첫 SSM 노브랜드 제주아라점 개점 …소비자·도내 상인 반응 엇갈려

30일 제주에 첫 기업협 슈퍼마켓인 노브랜드가 아라동에 오픈했다[사진=홍석형 기자]

‘지역상권 초토화’ 등의 논란 속에서 제주 첫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30일 문을 열었다.

제주 첫 SSM인 노브랜드 제주아라점은 당초 지난 18일 개점 예정이었으나 인근 지역 상인들의 반발과 사업조정 신청 등으로 개점을 한 차례 연기했으나 제주도가 해당 업체에 대해 사업조정 대상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내리면서 이날 개점했다.

30일 개점한 노브랜드 아라점 현장에는 많은 소비자들이 이 곳을 방문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지역상권 초토화 논란을 우려하고 있는 도내 소상공인들과는 달리 개점을 반기는 소비자들은 더 싸게 물품을 사고 쇼핑 정보를 얻게 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목소리도 있었다.

김소연(노형동·38)씨는 "노브랜드 매장이 오픈한다고 해서 방문했다"며 "다양한 물건을 대형마트보다 더 싸게 살 수 있어 주부입장에서 좋은 것 같다. 우리 동네에도 생겼으면 좋겠다"고 입점을 반기는 분위기다.

아라동에 거주하는 자취생 김민영(22)씨는 "대형마트의 경우 묶음판매로 사야 저렴한데 이 곳은 소량으로 판매하는 제품들이 많아 자취하는 사람이나 핵가족들에게는 호응도가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내 소상공인들의 생각은 정 반대다.

30일 제주에 첫 기업협 슈퍼마켓인 노브랜드가 아라동에 오픈한 가운데 소비자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홍석형 기자]

한 소상공인은 "정부와 여당은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살리겠다고 외쳤지만 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제주도 유통환경이 대형할인마트 및 대기업 편의점 등의 무차별한 입점으로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이 급격히 몰락하고 있는데 개점을 허락했다는건 소상공인이나 전통시장 상인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처사"라고 꼬집었다.

앞서 제주도는 제주도슈퍼마켓조합(이사장 김대권)이 중소기업중앙회에 노브랜드 사업 조정을 신청한 것과 관련해 검토한 결과 사업 조정 대상이 아닌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도에 따르면 노브랜드 개점에 대한 이마트의 비용 부담 비율이 51% 이상일 경우 사업 조정 대상에 해당하지만 이마트 등이 제출한 증빙자료를 확인한 결과 제주아라점은 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제주에 처음으로 기업형 슈퍼마켓이 개점하면서 제주도내 지역상인과 갈등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한편, 제주아라점이 개점을 앞두고 지역상인들 뿐만 아니라 진보정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30일 제주에 첫 기업협 슈퍼마켓인 노브랜드가 아라동에 오픈했다[사진=홍석형 기자]

지난 9일 제주도내 소상공인들을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 유통환경이 가뜩이나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종의 SSM(Super Supermarket, 기엽형 수퍼)이 제주도에 최초로 입점한다는 것은 우리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빼앗고 영세상인들의 지역상권을 초토화시키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평화당 제주도당은 지난 28일 논평을 내고 "SSM 이마트 산하 노브랜드 제주 아라점이 개점을 앞두고 있어 도내 중소상인 및 자영업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며 "재벌대기업의 골목상권 장악 기도가 다시 시작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SSM으로 인해 메뚜기 떼가 벌판을 휩쓰는 것처럼 도내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시장은 황폐화 될 것"이라며 "중앙당 차원에서 현장 국민경청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상인들과 대책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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