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선운정사서 희생사 74위 제1차 조선인 유골봉환 안치식

"핍박과 노역의 현장에서 목놓아 불렀던 아리랑 꿈에도 그리던 고향 땅을 밟지도 못한 채 고향을 향해 눈을 감았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으로 가게 된 조선인 노무자들 강제 연행당했다. 연행된 조선인들은 일본 각지 및 점령지의 탄광, 발전소, 군항, 군수공장 등에서 감금상태로 강제노역을 당했다.

그렇게 죽어간 희생자들 가운데 우선 74위가 남북 민화협과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의 주선으로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한국인 희생자 유골 74위는 지난 2월 26일 일본 오사카 통국사에서 인수돼, 3월 1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추모제를 지낸 후, 이날 선운정사에 안치됐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족화해협의회 조선인강제연행진상조사단·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은 2일 오전 10시 제주시 애월읍 선운정사에서 '제1차 조선인 유골봉환 남북 공동사업 - 긴 아리랑' 유해 봉안식을 개최했다.

이날 안치식에는 원희룡 제주지사를 비롯해 장정언 제주봉안위원회 위원장, 최무애 일본 오사카 통국사 주지 스님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안치식에 참석해 "오늘 일제강점기에 강제 동원돼 안타깝게 희생된 분들의 안식을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희생자 일흔네 분의 영전에 애도의 뜻을 표하며, 머리 숙여 삼가 명복을 빈다”고 추모했다.

원 지사는 추도사에서 “이 분들은 핍박과 노역의 현장에서도 ‘아리랑’을 목 놓아 불렀지만, 꿈에도 그리던 고향 땅을 밟지 못한 채 고향을 향해 눈을 감았다”며 “그렇게 74년이 지나 비로소 고향의 품으로 돌아왔다”고 애도했다.

이어,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분들이 많다”면서 “오랜 기다림의 세월을 단축시킬 수 있도록 남은 과제를 이뤄나가는 과정에 많은 분들의 관심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제주는 조선인 유골 74위가 선운정사에 안치된 것을 계기로, 일제강점기 재일제주인 강제동원 현황과 실태조사, 이주 경로를 추적하는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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