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주교육현안, ‘불통’ 아닌 사람 중심으로 풀어야

모름지기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말한다. 하지만 실상은 매년 바뀌는 교육정책으로 ‘오년지대계(五年之大計)’라 일컬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부가 정권의 입맛 맞추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바뀌는 교육정책으로 인해 일선 학교의 아이들과 학부모, 교사는 몸살을 앓고 있다는 점이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추진하고 있는 교육사업들도 다를 바 없다. 2기에 걸쳐 교육현장을 이끌어 오고 있지만 여전히 이석문 교육감을 수식하는 단어는 ‘독단적’, ‘고집불통’이다.

이석문 교육감은 시즌2 임기 동안 공약 실천에 약 3951억원을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이를 두고 끊임없이 불협화음을 내며 불통 교육행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지난 22일 마무리된 임시회에서도 제주도정과 교육행정 간의 소통 부족이 끊임없이 지적되고 풀리지 않는 소통의 문제들이 연일 의회를 뜨겁게 달궜다.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도 제주도의회 제367회 임시회 제1차 본 회의에서 개회사를 통해 올해 출범한 민선 7기 제주도정과 교육행정이 '무상급식' 문제로 소통 부족 논란을 야기한 데 이어, 내년도 본예산에서 학교 강당 증개축 예산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자 양 기관의 '불협화음'을 거론하며 소통을 당부했다.

다수 의원들도 교육감과의 불통 문제를 연달아 지적해 보는 이들의 불편함을 자아냈다.

지난 20일 정민구의원(더불어민주당·삼도1·2동)은 임시회 2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제주도정과 교육 행정간의 소통 부족을 지적했다.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로 확보와 관련 제주도청과 협의가 됐지만, 아직까지도 아무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어,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강하게 지적했다.

임상필 의원(더불어민주당 중문·예래·대천)도 교육위원회에서 반영한 6개 학교 통학버스 예산을 100% 미집행한 것은 교육감 고집으로 교육행정이 독선적으로 비치게 한다며 마이웨이식 교육행정은 있을 수 없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이석문 교육감의 불통 문제는 이뿐 아니다. 이밖에 굵직한 교육현안들을 처리하면서 수많은 파열음을 일으켜왔고, 아직도 소통으로 풀어야 할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올해 극적 타결을 본 무상급식, 안전한 통학로, 내년도 학교 강당 증개축 예산, 전교조와 노정교섭 등 소통의 부재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제주도교육청이 내년 야심차게 추진하려고 하는 IB 교육과정 도입도 여전히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일선 학교 교사나 학생 학부모들의 의견은 존중되지 않은 채 추진되고 있어 독단적인 교육행정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IB 교육과정이 가지고 있는 지향점 그리고 교육의 목표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모르고 있는 교육과정을 도입하려고 한다면 사전에 충분한 홍보나 소통이 선행돼야 한다.

특히 일선에서 IB 교육과정을 지도하는 선생님이나 이를 받아들일 학생들과 학부모의 의견수렴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그런데 소통의 과정은 무시된 채 아이들의 수업의 방식을 바꿀 수 있는 훌륭한 제도라며 강행했고 예산은 통과됐다. 추진만을 남겨두고 있다.

잘못된 교육행정으로 학생, 학부모, 교사가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교육은 교사로부터 나온다. 교육청은 정책 입안에서부터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문서현 기자

아무리 좋은 교육정책이 시행되어도 교육현장의 시스템은 사람이 움직여야 한다.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공감이고 지지다. 사람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에서 교육의 희망을 볼 수 있다.

2018년 한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더 이상 교육행정들은 불통에 가려진 교육정책들이 아니라 소통이 담긴 사람중심으로 진행되길 간절히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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