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이후 도청 정원 812명 증원…양행정시 340명 증원 대조
조직 불리며 승진 독차지…행정시 기능강화 명목 업무이관 지속
공무원 꽃 '사무관' 승진 도청 집중…조직개편 요구 번번히 무산

2006년 출범한 제주특별자치도. 기존 4개 시·군 체제에서 제주도청과 양행정시로 개편되며 공직 사회 역시 많은 변화를 겪었다.

공무원 조직의 슬림화와 효율성을 외치며 야심차게 출범한 특별자치도였지만, 2010년대 들어서면서, 아니 민선 6~7기 원희룡 도정이 들어서면서 조직은 비대화되고 공무원은 늘어만 가며 목표와 반대로 흘러갔다.

2011년 12월말 기준 제주도청의 행정기구 현황을 보면 본청 12실·국·본부·45과·담당관·단, 8개 직속기관, 16개사업소, 의회사무처(3담당관, 7전문위원), 합의제행정기관(2위원회) 등이며 정원 2339명이다.

동일한 시기 양 행정시를 보면 제주시 6국·1대·29실과·2도서관·2소·3보건소, 서귀포시 4국·24실과·1대·2사무소·3보건소, 7개읍·5면·31개 동이며 정원 2415명이다.

그러나 2020년 기준 제주도청의 행정기구 현황을 보면 15국·본부, 60과·담당관, 9직속기관, 12사업소, 의회사무처(4담당관·8전문위원), 합의제행정기관(2위원회) 등으로 조직이 대폭 늘어났다.

이에 따른 정원도 3310명으로 2011년 대비 812명이나 증원됐다.

이와 대조로 제주시는 7국·34실과·2도서관·3소·3보건소, 4읍·3면·19동에 1666명이다. 2011년 대비 1개국 5개 실과가 늘었으며 정원은 110명 늘었다.

서귀포 역시 6국·30실과·4사무소·3보건소·3읍·2면·2동으로 2국·6실과가 늘었다. 정원은 133명 늘었을 뿐이다.

도청에 정원과 조직이 대폭 늘어났지만 행정시 기능강화 명목으로 민원 관련 업무 이관이 계속되고 있다. 일례로 2016~2017년 2년간 138개의 업무가 도청에서 제주시로 이관됐다.

양행정시가 조직·인력난에 허덕이는 사이, 비대해진 도청은 그에 따른 승진파티가 계속됐다.

공무원의 꽃이라는 '사무관' 승진만 보더라도 10년간 도청은 482명이다. 반면 제주시는 138명, 서귀포시 92명이다.

원희룡 도정이 출범한 후 2015년부터 제주도청의 사무관 승진인원을 보면 363명이다. 2018년 한해에만 도청에서 96명의 사무관 승진자가 나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승진에서 소외되고 업무만 가중되는 행정시 공무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무원 내부에서는 "제주판 3김 시대가 끝나나 했더니 도청에만 권한이 집중되며 승진파티를 하고 있다. 툭하면 업무이관에 행정시는 그야말로 찬밥신세다"고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의회에서도 도청의 비대화에 대한 계속된 지적에 제주도가 올해 하반기 정기인사에 '대국대과'의 조직개편을 예고했다.

이로 인해 행정시가 요청한 조직개편안을 묵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서귀포시는 1개국을 줄인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의 의미인 공무원 조직의 슬림화와 효율화를 위해서라도 비대해진 도청의 슬림화가, 인력난에 허덕이는 행정시의 인원충원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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