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풍 맞물리며 건축급증…개별공시지가 상승률 전국 최고
지으면 팔린다던 제주 건축시장 2017년부터 미분양 급증 직면
올해 1300호 육박…분양가 도미노 현상 '내집 마련은 꿈에서만'

지난 10년간 제주 부동산 시장을 표현하면 광풍 후 급냉 기류가 이어지고 있다.

이주열풍과 맞물리며 2014년부터 과열되기 시작한 건축시장은 약 3년간 짓기만 하면 팔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호황이었다.

짧은 광풍이 지난후로 2017년부터 미분양이 급증하더니 수년째 급랭기류가 이어지며, 최근 건설업체들의 줄도산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흔히 부동산 시장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는 개별공시지가를 보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제주지역 상승률은 매년 2~4%대에 그치고 있어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그러나 2015년 12.46%로 급상승하더니, 2016년에는 27.77%로 거의 1/3이 급상승했다. 이후 2017년 19%, 2018년 17.51%, 지난해 10.7%, 올해 4.48% 등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

주택시장에 미분양이 시작된건 2016년 연말부터다.

2016년 12월 271호였던 제주지역 미분양 주택은 해가 바뀌며 1월 353호, 2월 446호, 3월 735호, 4월 914호로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올해 4월 기준 미분양은 1285호로 줄어들지 않고 있다

주택사업계획 승인 대상에서 제외되는 30가구 미만의 다세대・연립・아파트를 이에 포함하면 3배에 달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 특히 읍면지역 타운하우스는 거의 분양이 안되고 있다는게 정설이다.

미분양의 늪이 계속되고 있지만 한번 오른 집값은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2016년 분양이 이뤄진 첨단과학기술단지 꿈에그린 아파트는 제주 분양시장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기획 떳다방에 임신 진단서까지 조작하는 등 불법행위가 판을 치면서 과열양상을 보이더니 분양가 심의위원회를 거쳐 평당 869만원으로 결정됐다.

당시 제주지역 분양가 중 최고가였지만 7개월도 안돼 깨졌다. 분양가심의를 받지 않는 재건축 아파들의 분양가가 급증하며 주변 아파트 시장 분양가 도미노 현상을 불러온 것이다.

같은해 도내 1호 재건축 해모루 리치힐(도남주공연립)이 1450만원을 찍은데 이어, 8개도 채 지나지 않아 분양이 이뤄진 노형국민연립의 재건축 아파트인 해모루 루엔의 평균 분양가는 1780만원 선이었다.

34평형 기준으로 분양가 6억. 서울에서나 있을법한 일이 제주도에서도 일어난 것이다.

오죽하면 '내 집 마련의 꿈'은 꿈에서나 꾼다는 한숨만저 나오는 현실이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도내 건설업체들은 그야말로 부메랑 효과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미 줄도산이 현실화 되면서 2차, 3차 피해로까지 이어지는 실정이다.

제주도 차원의 현실적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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