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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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제주도엔 '독립서점' 가득개성으로 무장 ‘동네서점’ 도내곳곳 20여개소
소규모에 건물·상품 다양성 확보로 인기몰이
제주도에 개성과 다양성이 돋보이는 독립서점이 늘고 있다. 사진은 퍼니플랜(funny plan)의 동네서점 지도 화면 갈무리 후 정리.

21일 저녁 어스름이 내릴 무렵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소심한 책방’. 옛날 집 형태가 그대로 남은 이곳에 들어서자마자 들려오는 샹송이 귀를 간지럽힌다. 은은한 조명 아래 책꽂이를 가득 채운 책이 왠지 낯설면서도 잘 어울린다.

제주시 동쪽 끝 마을의 굽이굽이 골목길에 위치한 이곳을 굳이 찾아온 방문객들은 책 고르기에 열중이다. 누구는 올레길 나들이가 힘들었는지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이른바 ‘독립서점’. 규모나 인력이 작고 개인이나 단체가 소유, 거대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서점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오히려 우리에겐 ‘동네서점’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친숙하다.

‘나만의 행복’을 찾아, 느릿한 삶을 살려고 하는 이주민, 아님 잠시나마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려는 관광객이 많은 제주도여서일까? 제주도에는 벌써 10여개, 많게는 20여개의 독립서점이 자리잡았다. 인터넷 검색창에 ‘제주도 독립서점’만 쳐도 관련 글이 쏟아질 정도.

제주도에 개성과 다양성이 돋보이는 독립서점이 늘고 있다. 사진은 미래책방 외부 전경.
제주도에 개성과 다양성이 돋보이는 독립서점이 늘고 있다. 사진은 소심한 책방 외부 전경.
제주도에 개성과 다양성이 돋보이는 독립서점이 늘고 있다. 사진은 만춘서점 외부 전경.

독립서점은 저마다 개성이 강점이다.

건물부터가 비범하다. 삼도2동 골목길에 있는 미래책방은 옛날 식당을 개조했다. 소심한 책방처럼 옛날 건물을 개조한 책방들이다. 동문시장 내의 ‘라이킷(Like It)’은 아케이드 내에 정돈된 실내가 은은한 조명과 어울리며 고즈넉한 기분을 자아낸다. 함덕에 있는 ‘만춘서점’은 아예 순백색 건물을 지어 입주한 경우라 유난히 눈에 띈다.

수산리 ‘무사책방’은 가수 요조가 운영하는 곳이라 유명하다. 한림해안로의 ‘내가 꿈꾸던 바닷가 책방’이나 금능의 ‘아베끄’처럼 카페 형식을 취하는 곳도, 숙박업까지 같이 하는 곳들도 있다.

서귀포시청 제1청사 바로 옆에 있는 ‘착한서점 북타임’은 넓은 공간이 인상적인 곳이다. 곳곳에 의자가 있어 책 읽기가 편해 서점과 북카페를 합쳐놓은 것 같다는 반응이 있는 곳이다. 시민들이 기증한 책이 많은 것도 특정이다.

제주도에 개성과 다양성이 돋보이는 독립서점이 늘고 있다. 사진은 미래책방의 중고 필름카메라 판매대.
제주도에 개성과 다양성이 돋보이는 독립서점이 늘고 있다. 사진은 만춘서점의 음악앨범 전시대.

판매물품이 독특하기도 마찬가지. 제주도내에서 만드는 출판물이나 아트상품을 다양하게 갖추고, 주인장이 ‘남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들이 관심을 끌어모은다.

미래책방은 중고 필름카메라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어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다. 만춘서점은 음악팬인 주인장이 엄선한 LP와 CD에 카세트테이프(!)까지 구비해놨다.

삼성혈 근처 ‘딜다책방’은 그림책 전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노형동 '북스 온 이젤'은 미술 중심으로 예술전문 서적을 취급하는 북카페다.

위미리 ‘라바북스’, 서광리 ‘인공위성제주’, 하모리 ‘이듬해봄’처럼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일도 같이 하는 곳들도 있다.

소규모 자본으로 운영하다 보니 이들이 바깥세상과 소통하는 수단은 주로 인터넷이다. 페이스북에 인스타그램, 텀블러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한다. 미래책방 이나현 대표는 “인스타그램이 생명줄”이라고 했다. 이를 보고 온 손님들이 입소문을 내주면서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구조다.

제주도에 개성과 다양성이 돋보이는 독립서점이 늘고 있다. 사진은 소심한 책방 책꽂이.

시장이 일찌감치 대형 온라인서점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조금씩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는 독립서점, 그 매력은 무엇일까? 안주희 라이킷 대표는 “작은 가게가 좋은 상품을 판매하듯이 좋은 책을 판매하는 것 아니겠냐”고 답했다.

책이 갖고 있는 물성 그 자체가 매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나현 미래책방 대표는 “신간을 빨리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귀띔했다.

독립서점을 찾는 이들도 다양성과 작은 가게만이 갖고 있는 매력에 빠져든다. 기획자 김현승 씨는 “독립출판되는 책을 판매하니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작은 서점만이 풍기는 분위기가 좋다”고 평가했다.

내 맘에 쏙 드는 책들을 읽다가 보면 어느새 1시간이 넘게 흘러가는 마력을 발휘하는 독립서점이 삼다도를 새로운 매력으로 이끌고 있다.

조문호 기자  jjdominilb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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