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가 애월읍 하귀지구에 건설중인 휴먼시아 아파트가 분양가를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 미분양사태를 맞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내집마련에 목마른 서민들을 울리고 주변지역 땅값과 제주시내 아파트 가격을 올리는 주범이 되고 있다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사태’는 휴먼시아 분양가 책정때부터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다. 제주시 도심도 아닌 하귀1리에 들어서는 휴먼시아 아파트의 분양가를 3.3㎡당 559만원, 발코니 확장 비용을 포함하면 평당 570만원이 넘게 잡은데다, 고급 인테리어를 하는 등 서민과는 거리가 먼 사업을 추진한 결과다.

지난해 11월부터 445가구에 대한 분양을 했지만 분양률이 18%(82가구)에 불과했고, 지난 10일부터 부랴부랴 할인·일부 비용 면제 등 ‘세일’에 나섰지만 고작 15가구가 계약을 하는데 그쳤다고 한다. 휴먼시아의 입지나 생활여건 등을 감안하면 미분양사태 해결은 난망한것이 현실이다.

휴먼시아 분양가 발표이후 이도지구 한일 베라체가 2000~3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는 등 제주시내권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한다. 높은 분양가에 따른 기대심리로 휴면시아 주변 주택과 땅값도 20%가량 올라 도내 부동산 가격만 올려놓은 꼴이다.

이는 토지주택공사가 참여환경연대나 부동산업계 등이 제기한 고분양가 문제에 대해 귀를 기울이지 않은채 사업을 강행한 결과라고 본다. 때문에 토지주택공사가 수익성에만 눈독을 들여 서민 주거 및 부동산 가격 안정이라는 공공성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피할수 없게 됐다.

미분양에 따른 피해가 서민들에게 돌아온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투자금 회수가 안되면 재원이 모자라 저렴한 임대사업을 할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85㎡ 초과는 전년에 비해 15.2%, 60~85㎡는 29.2% 늘어 전국최고의 증가율을 보이는 도내 아파트 미분양률이 더 높아지면서 지역 건설경기에도 악영향을 줄것도 불을 보듯 뻔하다.

민간업체도 아닌 공기업이 서민들의 내집 마련과 부동산 가격 안정 악영향을 주는 것은 안될일이다. 토지주택공사에 공기업 본연의 기능 회복을 위한 성찰과 대책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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