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사실상 격일제 전환…일부 품목 상시배출 가능
인력·장비 부족 일선 행정 ‘아우성’…혼선만 가중시킨 셈

[제주도민일보]이달부터 요일별배출이 사실상 격일제 배출로 바뀐 가운데, 갑작스런 품목변화로 인해 시민들 및 수거체계 혼선으로 인한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오라동 소재 클린하우스로 오전 10시가 되도록 차량 수거가 이뤄지지 않은 모습이다.

제주도가 이달부터 재활용품 요일별배출제의 이름만 유지한 채, 격일제 배출로 전환시킨 가운데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수거함 설치 및 홍보, 인력 확충을 위한 예산 배정도 이뤄지지 않은데다, 그간 1년여간 익숙해지나 싶었던 쓰레기 수거 체계가 전면 바뀌면서 시민들은 물론 행정의 혼선만 가중시키고 있는 촌극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지난 1일부터 요일별배출 품목을 확대 시행하고 있다.

종전과 달라지는 점을 보면 플라스틱(월·수·금·일)과 종이류(화·목 토)의 경우 격일 배출로 전환됐다.

아울러 스티로폼과 병류, 캔·고철류도 매일배출 품목에 포함됐으며, 요일·시간에 관계없이 전일제로 배출이 가능한 재활용 도움센터도 올해말가지 200개소를 설치키로 해 사실상 요일별 배출은 유명무실하게 됐다.

그러나 이같은 확대가 일선행정과의 합의점 없이 도청 자체에서 결정이 됨으로써 혼선을 야기시키고 있다.

도에서 요일별 배출확대를 공표한 것은 지난달 22일. 원희룡 지사의 브리핑에서부터다.

앞서 도와 행정시 차원에서는 기조실장 주재, 정무부지사 주재, 지사 주재로 수차례 관련 회의는 있었지만, 정확한 시행 날짜 등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관련 예산 편성도 없이 요일별 배출 전면 개선이 시행되면서 양 행정시는 예비비로 관련 예산은 충당하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제주시의 경우만 하더라도 수거함 교체 및 홍보 등에 19억8000만원이 투입될 것으로 분석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배출품목 완화로 인한 수거차량들의 동선도 뒤죽박죽이 되며 오전 10시가 넘도록 캔, 병류는 물론 종량제 봉투마저 제대로 수거되지 않은채 넘침이 계속되고 있는 클린하우스를 쉽게 찾아볼수 있다.

[제주도민일보]이달부터 요일별배출이 사실상 격일제 배출로 바뀐 가운데, 갑작스런 품목변화로 인해 시민들 및 수거체계 혼선으로 인한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오라동 소재 클린하우스로 오전 10시가 되도록 차량 수거가 이뤄지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봉개매립장 포화로 비닐과 스티로폼, 병류등의 경우 공장으로 직접가야하는 현 상황에서 갑자기 바뀐 정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비닐의 경우도 금릉 소재 재활용업체로 바로 이송돼 정제유로 가공되는데, 한동안 반입이 금지되다 최근에야 풀린 상황이다.

또한 봉개매립장의 경우도 1일 재활용품 반입량이 39.3t(지난달 기준)으로 이 중 절반밖에 처리하지 못해 야적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에는 주·야간 할것없이 철야근무를 통해 1일 43t을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6년 12월 시범 운영 이후 불과 1년 6개월도 안돼 시간 1차례 조정, 품목 2차례 조정 등 잦은 정책 변경으로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는게 시민들의 반응이다.

한 시민은 "흔히 100년 대계라고 하는 쓰레기 정책이 눈 뜨고 일어나면 바뀌는 실정"이라며 "이러다 선거 지나서 또 바뀌고, 내년 동북자원순환센터 준공이 이뤄지면 도 바뀌는 거 아니지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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