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대형마트.도매시장 잠식 ‘시간문제’가격하락 ‘도미노’
농민단체, “현실적인 대책 시급, FTA협상시 국내 여건 반영”

오렌지.

한미FTA체결 당시 제주산 감귤 농업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계절관세가 올해부터 전면 없어지면서 감귤 농업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만감류 감귤 생산 농민들은 무방비 상태로 저가 미국산 오렌지 공세에 밀려 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보다 현실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까지 매년 3월부터 8월사이에 미국산 오렌지에 붙던 관세가 올해부터 완전 폐지 되면서 미국산 오렌지가 대형 마트를 비롯해 공영도매시장에 활개를 치고 있다. 이에 따라 같은 시기에 출하되고 있는 만감류인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등 만감류에 타격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국내 최대 농수산물 공영도매시장인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수입 오렌지 한 상자 가격은 상품 기준 4만 4천원으로 지난달과 비교해 20% 떨어졌다.

이 달 초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수입 오렌지 상품 한 상자당 평균 가격은 4만4000원 선으로 지난달과 비교해 20% 낮아졌다. 미국산 오렌지가 낮은 가격에 거래 되면서 제주산 만감류 또한 가격 하락에 불을 붙이고 있다.

지난 15일 상품 3kg 기준 평균가격은 한라봉은 7200원으로 전년동기 9000원과 비교해 20%, 천혜향은 1만2700원으로 전년동기 1만4500원 대비 12%가 하락했으며, 재고 증가로 앞으로 가격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농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가격 하락 현상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산 오렌지 정부수입물량(TRQ)이 매년 3%씩 증가함은 물론 2016년부터 수입물량이 평년 물량과 비교해 급격히 늘었다. 특히 오렌지 수입이 1% 증가할 때 마다 한라봉은 0.9% 가량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농경연은 예측하고 있다.

한 농민단체 관계자는 “미국산 오렌지 계절관세 철폐로 제주 감귤산업의 직격탄을 맞을 상황에 놓이면서 제주도를 비롯한 행정과 유관기관 등이 이번 미국산 오렌지 계절관세 철폐 관련 대책 마련을 고민하고 있지만 제시되는 대책은 형편 업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제주도가 내놓는 대책은 △품질관리 △출하시기 조정 △소비촉진 △대체작목 육성 정도 수준이다.

그 동안 농민들은 “그 동안 만감류 출하시기를 지속적으로 앞당겨 출하시기 조정에도 이미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며, 대체작목도 눈에 띄는 것이 없는 상황에서 신규 대체작목으로 전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해 왔다. ‘품목 집중화’현상을 깨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이 내놓은 대책은 ‘허울 뿐’이었다는 농민들 지적이 현실로 다가 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농업경영인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 관계자는 “제주 감귤산업이 미국산 오렌지로 인해 붕괴되기 전에 하루 빨리 계절관세 철폐를 비롯한 미국산 오렌지 저가 공세에 대응한 현실적인 제주감귤 생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FTA개정협상 시 국내 여건을 반영한 전략 수립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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