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떡볶이 김영부씨

동문시장 서울떡볶이는 1992년부터 동문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벌써 20여년 전으로 현재 동문시장에 남아있는 떡볶이 가게 중에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기도 한다.

서울떡볶이를 운영하는 김영부씨(59·여·일도1동)가 처음 떡볶이 장사를 시장한 것은 40세가 채 되기전인 1990년이다. 건설사업을 하던 남편의 회사가 부도 나면서 아무것도 없이 길거리로 내몰릴 상황이었다.

“앞이 까마득했죠. 아이들은 아직 어리고 당장 어떻게 먹고 살아야할지 막막했어요. 며칠을 눈물만 흘리다 그래도 먹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언니한테 약간의 돈을 빌려 시작한 장사가 떡볶이 가게예요”

그녀는 동문시장 주변 주택가에서 작은 점포를 구했다. 비교적 저렴한 금액으로 나와 얼른 계약을 해놓고 보니 가게안에서 하늘이 보일 정도로 점포 안이 낡아있었다. 어차피 많지 큰 돈 없이 다른 곳에 가도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에 구멍난 천장을 종이박스로 막고 일단 장사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해보지도 않은 떡볶이 장사를 어떻게 해야하나라는 걱정도 많았지만 가게 맞은편에 있는 학원 덕분에 장사는 생각보다 잘됐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2년정도 장사를 하고나니 건물주인이 건물신축을 위해 가게를 비워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할 수 없이 새로운 가게 자리를 알아보던 중 인근의 동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당시 동문시장은 최고의 상권으로 손꼽히던 곳이었다. 마침 적당한 점포가 나왔지만 3500만원에 달하는 권리금이 문제였다.

어떻게든 가게를 얻어야 겠다는 생각에 전재산 500만원으로 계약을하고 나머지는 사채를 빌려 쓸 수 밖에 없었다. 하루하루 벌어서 사채빚을 갚아나가면서 악착같이 장사를 하다보니 2년만에 점포를 확장하기도 했다.

“아침 7시에 가게에 나와서 하루종일 장사를 하고 집에 들어가면 새벽 1시쯤 돼요. 아침에 장사하러 나오면 피곤하다가도 손님들이 왔다갔다하면 점점 기운이 생기는 거죠. 그렇게 명절은 물론이고 쉬는날도 없이 장사를 해왔으니 이만큼이라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지금까지 장사를 계속해오면서 이젠 제법 자리도 잡았다. 20여년전 그녀의 가게를 찾던 단골 꼬마 손님은 이제 엄마·아빠가 돼 아이와 함께 가게를 찾는다. 그런 재미에 힘들어도 지금껏 장사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움직일 수 있을 때 까지는 장사를 계속할 생각”이라며 “아마 앞으로도 10년은 문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도민일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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