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 “혼자서는 절대 저상버스 타고 못 다녀요”
정의당 장애인위원회, 서귀포서 저상버스 상황 점검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정의당 제주도당 장애인위원회가 17일 오전 서귀포시 중앙로터리에서 외돌개까지 대중교통을 타고 저상버스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제주도가 야심차게 대중교통 체계를 개편하고 현재는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장애인과 교통약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욱이 제주도내 수백여대 버스 가운데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가 총 60대도 채 안 돼 교통약자를 위해서라도 저상버스 확대가 시급 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의당 제주도당 장애인위원회(위원장 고은실) 소속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은 17일 오전 10시 서귀포시 중앙로터리 앞에서 외돌개까지 대중교통을 타고 저상버스 상황을 점검했다. 장애인위원회는 이날 장애인, 노약자, 임산부 등 교통약자들이 시내버스를 이용하는데 문제가 없는지 살펴볼 예정이었다.

그러나 점검 시작부터 교통약자들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서귀포시 외돌개 까지 향하는 저상버스(시내버스)가 없었기 때문이다. 당초 이들은 615번 버스를 타고 외돌개로 향하려 했지만 이 버스가 장애인들이 탈 수 있는 저상버스가 아님을 뒤 늦게 알아 차리고 880번 시티투어버스를 타야 했다.

615번 버스를 보내고 난 뒤 5분여 뒤, 10시25분쯤 도착한 시티투어버스를 타는 것도 쉽지 않았다. 버스에 장착된 자동경사대가 가파라 혼자서는 절대 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주변 사람들이 휠체어를 밀어줘야만 탈 수 있었다.

이날 처음으로 저상버스를 타본 고모씨는 “혼자서는 절대 저상버스를 못타겠다”며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순간부터 누군가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승강장 경계석을 내려와야 하는데 장애인 혼자서 내려왔다가 앞으로 넘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였기 때문이다.

버스에 탑승한 뒤에도 쉽지 않았다. 일단 버스에 장착된 자동경사대가 뒷문에만 설치돼 있는 만큼 앞으로 탑승하지 못해 버스를 탄 뒤에도 버스비를 내기 위해서는 휠체어를 몰고 앞으로 가야하는 번거로운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결국 동승자가 있어야만 이러한 불편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다행히 이날 시티투어버스에 탑승객들이 많지 않았지만 일반 시내(저상)버스에는 탑승객이 많기 때문에 교통약자들이 휠체어 또는 유모차를 가지고 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정의당 제주도당 장애인위원회가 17일 오전 서귀포시 중앙로터리에서 외돌개까지 대중교통을 타고 저상버스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고은실 위원장은 “승강장 경계석과 버스 자동 경사판이 일직선이 돼야 버스를 쉽게 탑승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아 휠체어를 밀어주는 사람도 힘들다”며 “버스를 탄 뒤 안전벨트를 매는 과정도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버스 탑승객이 많을 경우에는 타기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날 아이와 함께 유모차를 가지고 체험행사에 참여한 이효성 씨는 “일반 버스에는 유모차를 접어서 한손에는 유모차, 한손에는 아이를 들고 타야 하는 만큼 힘든게 사실이다. 근데 저상버스를 이용하니 편했다”며 “보통 아이를 가진 부모들은 유모차를 가지고 이동하기 힘들어서 자가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상버스가 확대되면 자가차량 이용이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 씨는 “모두가 당연하게 이용할수 있어야 할 대중교통을 탈 때 서로가 미안하지 않아야 한다. 근데 서로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면 결국 어린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부모님들은 버스를 이용하기 불편해 할 수 밖에 없다”며 저상버스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티투어 버스 운전기사는 “버스 자동경사판이 인도 경계석과 일직선이 되도록 설계되지 않아 지금과 같은 방식이 최선”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서귀포시에는 저상버스가 총 56대(동서교통 53대, 공영 3대) 배치돼 있지만 제주시는 고작 3대가 전부다.

고은실 위원장은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인 제주도는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5년마다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 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저상버스 도입, 보행환경 개선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며 “향후 제주시에서도 같은 행사를 열고 관련 행정관계자와 간담회를 통해 대책 마련을 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정의당 제주도당 장애인위원회가 17일 오전 서귀포시 중앙로터리에서 외돌개까지 대중교통을 타고 저상버스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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