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실험실에서 무작위로 훔쳐 친구와 나눠 투약
인터넷 구입도 모자라 아는 수의사에 부탁까지 해
제주경찰, 프로포폴 조직 유통시킨 일당 6명 검거

프로포폴 유통 흐름도 / 자료=제주지방경찰청.

인터넷을 통해 프로포폴을 구입해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투약한 제주지역 대학생과 회사원이 붙잡혔다.

특히 제주지역 한 대학교에서 마약류가 학생에 의해 유출돼 학교측의 마약류 관리감독 부실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제주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대장 강정효)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20ml 프로포폴 325개(총 6500ml, 1회 10ml 투약시 650회 분량)를 인터넷을 이용해 판매한 마약류 도매업자 및 서울, 제주 등지에서 투약한 대학생, 동물병원 원장 등 총 6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도매업자 대표 이모씨(33)와 팀장 김모씨(28)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마약류 도매업자 대표인 이씨는 의약품, 마약류 도매 및 국내외 인터넷 전자상거래 허가를 받아 회사를 차려 대형 의약품 도매업체로부터 합법적으로 프로포폴을 구입한 뒤 이를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는 등 불법 유통한 혐의다.

이들은 경찰 수사결과 이 기간동안 수십회에 걸쳐 1160만원을 받고 프로포폴을 판매해 왔다.

특히 마약류 도매업자에게 프로포폴을 구매한 대학생 A씨(23)는 도내 한 대학교 실험실에서도 다량의 마약류를 훔친뒤 이를 서울과 제주 등지에서 수십회 투약 했다. 또 다른 투약자 B씨는 이 대학생과 동갑내기 친구사이인 것으로 경찰 수사결과 밝혀졌다.

경찰수사결과 대학생 A씨는 실험실에서 새로운 프로포폴 뿐만 아니라 쓰다 버린 것도 훔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이 대학생은 프로포폴과 케타민을 동시에 다량으로 투약해 생명이 위독한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 현재는 치료를 마치고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대학생은 이 사건 연루자 수의사 C씨(54)에게도 케타민을 받아 투약했다. 대학생 A씨와 C씨는 서로 아는 사이인 것으로 밝혀졌다.

프로포폴은 국내에서 ‘우유주사’로 불린다. 수면 마취제로 사용 되고 있다. 오.남용시에는 환각 등의 증세가 나타나 마약대용품으로 악용됨에 따라 지난 2011년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케타민은 1962년 미국에서 개발된 전신 마취제다. 주로 동물마취제로 사용됐다가 현재는 GHB와 같이 데이트강간 약물로 사용된다.

강정효 제주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장은 “끈질긴 추적으로 프로포폴의 불법 유통 경로를 밝혀냈으나, 사태 심각성 및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 관계기관의 실질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며 “관계기관과 함동으로 의료용 마약류 취급업체를 선별해 중점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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