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나 모슬포장엔 사람들이 좀 찾는데 시에 장엔 사람들이 없어” 해가 중천인데 아직 물건을 팔지 못한 한할머니가 푸념을 한다. 주말 장터를 찾은 수많은 사람들이 할머니들 옆을 지나가지만 말을 걸어오는 이들조차 드물다. 그래도 그녀의 손은 멈춤이 없다. 파를 다듬고, 크기에 맞게 정리하고, 좌판을 청소하고...할머니들의 손은 쉴 틈이 없었다.

11월 27일 제주시 오일시장 할망 장터. 쉽없이 살아온 할머니들의 손등에 깊게 잡힌 주름과 굽은 손마디가 고단한 세월을 말해준다. 찬밥에 김치 그리고 냉수, 식은 시루떡을 조물조물 뜯어 늦은 끼니를 해결한다. 어느새 성큼 다가온 초겨울 찬 바람이 장터를 휘감는 날씨지만 좁은 좌판위에서 만찬을 즐긴다. 지난 세월 단 하루도 쉬지않고 살아온 그녀들이지만 고단한 삶은 오늘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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