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호상박’ 박빙 승부, 시작 3시간여 만에 이세돌 1집 반차로 ‘우승’

이세돌 9단이 13일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호텔&리조트에서 열린 커제 9단과의 바둑 대국에서 1집 반차의 승리를 거뒀다. / 사진=해비치호텔&리조트.

한국 바둑의 자존심 이세돌 9단이 중국 바둑 희망 커제 9단과 ‘용호상박’ 바둑 결투를 벌여 승리를 거머줬다.

13일 해비치호텔&리조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바둑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이 오후 5시쯤 커제 9단을 1집 반차로 누르고 우승을 거머줬다.

이로써 이세돌 9단에게는 상금 3000만원과 현대자동차 소형 SUV코나가 부상으로 제공됐다. 커제 9단에게는 상금 1000만원이 주어진다.

이세돌과 커제는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내로라 하는 바둑 스타이자 세계적인 바둑 고수들이다. 역대 전적은 커제가 10승 3패로 우세하다. 12일 제주에 도착한 커제 선수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하지만 이세돌의 상승세 또한 만만치 않았다. 최근 중국에서 열린 바둑대회에서 승리를 거머쥔 뒤, 제주로 돌아와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최상의 컨디션으로 회복했다.

이세돌 기사는 인공지능 알파고를 상대로 유일한 승리를 거둔 인류 최고수로 탄탄한 내공을 지닌 만큼, 이번 대결도 예측할 수 없는 치열한 승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에 앞서 이번 대국 후원사인 현대자동차는 사전 SNS 응원 이벤트를 통해 선정한 응원메시지 및 음악을 신형 벨로스터에 적용된 ‘사운드하운드’를 활용해 이세돌과 커제 선수에게 직접 전달했다.

이날 열린 개회식에는 원희룡 제주도시가, 이민 해비치 대표, 송필호 한국기원 부총재, 이광국 현대자동차 부사장, 이혁준 북경현대 상무 등이 참석했다.

송필호 부총재는 “이번 대결은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결 이후 두 기사간의 첫번째 만남”이라며 “어떤 바둑을 보여줄지 전국의 바둑 팬들이 매우 궁금해 하고 있다”고 기대를 높였다.

원희룡 도지사 또한 인공지능과 대국을 펼친 이세돌과 커제 기사를 추켜 세우며 “인간이 만든 최고의 게임, 바둑의 두 대가의 대국이 열리게 된 것을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어 “커제 9단은 한중 우호관계를 상징하는 문화교류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이번 대국을 계기로 한중 관계가 발전되길 바란다는 커제 기사의 말에 큰 영감을 받았다. 대국을 계기로 더 많은 사람들이 제주에서 국제적인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민 해비치호텔&리조트 대표는 “이번 대국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바둑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한중 스포츠 교류를 높이기 위해 이번 대국을 마련했다. 앞으로 다양한 분야의 행사를 기획해 나가겠다”며 “아름다운 제주 바다에서 펼쳐지는 이번 대국이 모두에게 감동이 되는 명국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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