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커제 만나 기뻐...제주는 진정한 홈, 좋은 결과”
커제, “아름다운 제주바다에 매료, 결과 상관 없이 만끽”
해비치·한국기원, 13일 해비치호텔서 세기의 바둑 대결

[제주도민일보] 이세돌 9단과 커제 9단이 13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호텔&리조트에서 대국을 열고 있다.

얼어 붙은 한중관계를 한층 더 빠르게 녹여줄 세기의 바둑 대결이 새해 벽두, 평화의섬 제주에서 시작됐다.

한국 바둑을 대표하는 기사 이세돌 9단과 중국 바둑의 희망 커제 9단이 2016년 이후 3년만인 13일 오후 2시부터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 호텔 앤드 리조트에서 ‘용호상박(龍虎相龍虎相)’을 알렸다.

이세돌과 커제는 본격 대국에 앞서 열린 기념식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이세돌 9단은 “매번 커제 9단을 만나면 언제나 기쁘다. 끝나고도 기쁘다”며 “제주도는 저의 진정한 홈이다.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제주를 처음 찾아 아름다운 바다에 매료 돼 많은 사진을 촬영했다는 커제 9단은 “이세돌 선배와 15개월 전에 대결한 뒤 다시 만나서 매우 반갑다”며 “제주도에 처음으로 왔는데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다. 결과가 어떻든 대회를 만끽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세돌과 커제는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내로라 하는 바둑 스타이자 세계적인 바둑 고수들이다. 역대 전적은 커제가 10승 3패로 우세하다. 12일 제주에 도착한 커제 선수 컨디션은 최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세돌의 상승세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세돌 9단은 지난 10일 중국 윈난성 바오산에서 열린 제5회 동준약업배 세계바둑명인전 결승에서 중국의 롄샤오(連笑) 9단에게 191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이후 이세돌 9단은 12일 제주로 돌아와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최상의 컨디션으로 회복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세돌 기사는 인공지능 알파고를 상대로 유일한 승리를 거둔 인류 최고수로 탄탄한 내공을 지닌 만큼, 이번 대결도 예측할 수 없는 치열한 승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대국 승자에게는 상금 3000만원과 현대자동차 소형 SUV 코나 또는 엔시노(중국형 모델)가 부상으로 제공된다. 패자에게는 상금 1000만원이 주어진다.

[제주도민일보] 이세돌 9단과 커제 9단이 13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호텔&리조트에서 대국을 열고 있다.

이에 앞서 이번 대국 후원사인 현대자동차는 사전 SNS 응원 이벤트를 통해 선정한 응원메시지 및 음악을 신형 벨로스터에 적용된 ‘사운드하운드’를 활용해 이세돌과 커제 선수에게 직접 전달했다.

이날 열린 개회식에는 원희룡 제주도시가, 이민 해비치 대표, 송필호 한국기원 부총재, 이광국 현대자동차 부사장, 이혁준 북경현대 상무 등이 참석했다.

송필호 부총재는 “이번 대결은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결 이후 두 기사간의 첫번째 만남”이라며 “어떤 바둑을 보여줄지 전국의 바둑 팬들이 매우 궁금해 하고 있다”고 기대를 높였다.

원희룡 도지사 또한 인공지능과 대국을 펼친 이세돌과 커제 기사를 추켜 세우며 “인간이 만든 최고의 게임, 바둑의 두 대가의 대국이 열리게 된 것을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어 “커제 9단은 한중 우호관계를 상징하는 문화교류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이번 대국을 계기로 한중 관계가 발전되길 바란다는 커제 기사의 말에 큰 영감을 받았다. 대국을 계기로 더 많은 사람들이 제주에서 국제적인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민 해비치호텔&리조트 대표는 “이번 대국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바둑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한중 스포츠 교류를 높이기 위해 이번 대국을 마련했다. 앞으로 다양한 분야의 행사를 기획해 나가겠다”며 “아름다운 제주 바다에서 펼쳐지는 이번 대국이 모두에게 감동이 되는 명국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바둑기사 커제 9단은 이세돌 기사와 대국에 앞서 지난 12일 제주국제공항에서 열린 입국 환영행사에서 얼어 붙은 한중관계가 이번 대국을 기점으로 한층 더 해빙무드를 맞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커제 9단은 12일 제주국제공항 입국 환영행사에서 “이번 대국을 기회로 한중관계가 더 발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비치호텔&리조트 제주가 13일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에 위치한 호텔에서 ‘2018 해비치 이세돌 대 커제 바둑대국’ 개회식을 열고 있다. 이세돌 9단과 커제 9단이 대국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해비치호텔&리조트 제주가 13일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에 위치한 호텔에서 ‘2018 해비치 이세돌 대 커제 바둑대국’ 개회식을 열고 있다.
이세돌 9단과 커제 9단이 13일 오후 해비치호텔&리조트 제주에서 바둑 대국을 하고 있다.
이세돌 9단이 13일 오후 해비치호텔&리조트 제주에서 바둑돌을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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