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진우 기타리스트, 앨범 'Forever Weed You' 발매
'느영나영', '서문통 블루스' 등 제주를 품은 곡들 수록 '눈길'

[제주도민일보=송민경 기자] 지난 5일, 제주에서 나고 자라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며 지난해에 앨범 <Forever Weed You>를 발매한 오진우 씨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1년치 점심 값을 모아 그 당시 돈으로 15만원을 주고 제 생의 첫 기타를 구입했다. 점심시간엔 친구들의 도시락을 뺏어먹거나 굶기 일쑤였다"

제주에서 나고 자라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며 지난해에 앨범 <Forever Weed You>를 발매한 오진우씨를 지난 5일 만났다.

중학교 2학년 시절 반항기를 겪으며 기타를 시작하게 됐다는 기타리스트 오진우씨는 기타를 치는 그 순간만큼은 현실과 동떨어져 오롯이 혼자만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어 기타를 연주하는 것에 흥미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친누나들이 음악을 했었기 때문에 그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워낙 가부장적이셨던 탓에 누나가 통기타를 치는 것이 마음에 들지않아 기타를 부숴버리기도 했었다"며 "그런 상황 속에서 현실도피 느낌으로 음악을 시작하게 된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가 제대로 밴드활동을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였다고 한다.

오씨는 "고등학교 선배이자 군악대 간부를 하셨던 분이 밴드를 같이 했다"며 "덕분에 음악하는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됐고 또 그 선배가 '레드제플린'이라는 클럽에서 활동하는 '전기쓰레빠' 밴드에 저를 소개시켜줘 기타리스트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학교 때는 음악예술을 전공했는데 졸업 후에 '윈디시티' 밴드에서 지난 2014년도까지 활동을 했다"며 "2015년에는 호주에서 지내며 길거리 버스킹 공연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길거리 버스킹을 하던 당시의 기분에 대해 그는 "지나가던 행인들이 힐끗 보고 그냥 가던 길을 가는 경우가 많아 외로울 때도 많다. 그래도 공연을 하며 노하우를 터득해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는 요소들을 공연 속에 넣었더니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며 "그 때 '음악을 해도 굶어죽진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민일보=송민경 기자] 지난 5일, 제주에서 나고 자라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며 지난해에 앨범 <Forever Weed You>를 발매한 오진우씨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느영나영 두리둥실 놀고 낮에 낮에나 밤에나 낮에나 밤에나 느영나영 두리둥실…'

기타리스트 오진우씨의 첫 번째 개인 앨범에 실린 '느영나영'이라는 곡의 가사다.

그는 음악을 시작하며 레게에 빠진 적이 있다고 이야기 하며 "'음악적 뿌리가 어디있느냐' 바로 그 뿌리를 찾아가는 것이 레게음악이라고 생각한다"며 "호주에서 여행을하고 돌아왔을 때 제주민요에 대해 매력을 느꼈다. 당시에 들었던 민요가 '느영나영'이었는데 그 곡의 가사가 마음에 들어 편곡 작업을 했었다. 지난해에 냈던 앨범 속 '느영나영'이 바로 그 주인공"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앨범 속 수록곡들을 살펴보면 '서문통 블루스', 'Duns(호주 Dunborough)' 등 자신이 지냈던 장소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들도 있다.

그는 "그 장소에서 지내며 만났던 사람들이나 그 공간에 대해 느꼈던 감정들을 표현하고 싶어 만들게 된 음악들"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잡초(Weed)인생'이라 칭하며, 예술이라는 배고프고 때로는 외로운 길을 꿋꿋이 걸어가면서도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하고있어 행복하다는 기타리스트 오진우씨.

현재 제주에 살며 100일된 아들 행진이의 육아와 음악을 함께 담당하고 있다는 그는 "행진이가 저 처럼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또 그렇게 얻은 행복을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며 "제가 정말 이루고 싶은 꿈은 저의 집을 음악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음악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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