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등, 제주 전력공급 해저 연계선 너무 치중 지적
외부에 치중 에너지 자립과 상반…“도민의견 우선돼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이 제주지역에 해저 제4연계선을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가 제주지역 전력 공급과 관련해 발전 설비가 아닌 육지와 제주를 연결하는 해저 연계선 쪽으로 치우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해저 연계선에 치우칠 경우 제주지역은 외부의 전력에 의존하게 되면서 보다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에너지 자립은 물론 지역경제와는 동떨어질 수 밖에 없는데다, 정작 도민들의 의견도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그 배경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와 한국전력 제주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현재 제주지역 전력 공급을 위한 체계는 한전과 한전의 자회사인 중부발전과 남부발전이 운영되고 있다.

발전소 등 발전설비는 중부발전과 남부발전이 맡고 있고, 해저 연계선 등 나머지 부분은 한전쪽이 맡고 있는 상황이다.

발전설비에서 공급하는 전력외에 제주지역에는 연계선을 통해 모자란 전력 등을 받고 있다. 제1연계선과 제2연계선은 이미 가동되고 있고, 제3연계선은 현재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대략적으로 제1연계선은 300㎿, 제2연계선은 400㎿ 용량이고, 현재 추진중인 3연계선은 고압직류 송전선로(HVDC)로 200㎿ 용량을 계획하고 있다.

제3해저 연계선이 완공되면 고장 등을 대비해 최대 용량의 절반만을 운용중인 제1·2해저 연계선의 공급 용량과 합쳐 총 600㎿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측은 제3해저 연계선만으로는 제주지역 전력공급 상황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8~2031년)에 발맞춰 제4해저 연계선을 추가로 건설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 11월 완공한 한국전력의 제주~완도간 해저 전력케이블 개념도. 사진=MBC 홈페이지.

그 이유로, 산업통상자원부가 2015년 수립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5~2029년)에 이은 따른 것으로, 제주지역 전력소비량의 지속적인 증가를 들고 있다.

여기에다 제주도가 2030년 4311㎿로 예상되는 모든 전력소비량을 신재생에너지로 100% 대체하겠다는 '카본프리 아일랜드 2030(CFI 2030)'의 추진에 따라 향후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이 증가할 경우 내륙으로 전력을 송출하는 통로로도 제3·4해저 연계선이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검토는 제주지역 전력 공급과 맞물려 제주도민들의 의견이 전혀 수렴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것아니냐는 지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또한 육지와 제주를 잇는 연계선에 치중하게 되면 제주지역이 아닌 외부에 너무 의존하게 되면서 에너지 자립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질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 견지되고 있다.

탈원전 방침 등으로 원자력과 석탄 등 공급가격이 싼 전기 공급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은 물론 가격 측면에서도 끌려다닐 소지도 다분히 안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 2006년 제주도 전역 광역 정전 당시 빚어졌던 연계선 고장을 떠올리며 과연 연계선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진 것은 맞는 것이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어 앞으로 제주지역 전력 공급과 관련해 발전 설비를 더욱 확충할 것인지, 아니면 연계선으로 가닥을 잡을 것인지 보다 면밀한 검토와 함께 도민들의 의견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심지어 제3연계선 추진을 협의하면서 제주도는 제3연계선 용량을 200㎿의 두배인 400㎿를 한전측에 요구한 바 있어 부지 선정 작업만을 끝마치고 있는 제3연계선 사업과 관련해 우선 용량을 증량하고, 도민들의 의견수렴 과정 등을 거쳐 어떤 방식을 택할 지 최종 방안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한전 제주본부의 관계자는 “제4연계선은 아직 어디에, 언제 할지 여부 등 구체적인 것은 아무 것도 없는 단지 내부적으로 검토중일 뿐”이라며 “앞으로 논의를 거쳐 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제주지역 전력소비량은 2012년 14억2782만㎾h, 2013년 15억5979만㎾h, 2014년 16억6968만㎾h, 2015년 17억6480만㎾h, 2016년 19억178만㎾h로 매년 증가 추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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