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갈등에 주먹구구 추진…50억 사업 3년차 좌초 위기
사업비 날린 통합 결제…안내센터는 무허가로 철거 황당

[제주도민일보DB] 동문재래시장 입구 아치형 조형물. 50억 글로벌 명품화 사업의 유일한 성과라는 쓴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50억이 투입된 동문시장 글로벌 명품화 사업이 내부 상인회간 갈등과 주먹구구식 사업추진으로 아예 좌초될 위기다.

2015년 중소기업청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동문시장 글로벌 명품화 사업은 당초 올해까지 3개년 계획으로 5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사업내용을 보면 ▲1차년도 고객쉼터, 글로벌 홍보콘텐츠 제작 ▲2차년도 동문시장 홍보 활성화, 디자인·ICT ▲통합브랜드 홍보 및 추억 마케팅, 조형물 설치 등을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추진과정에서 사업단이 변경되고, 동문시장내 4개 시장(동문재래, 동문공설, ㈜동문시장, 동문수산)간 불협화음이 계속되면서 사업추진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각 상인회마다 자신의 시장에 적합한 의견을 제시하며 추진 사업들이 계속 딜레이 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처음 사업단을 맡았던 제주관광공사도 8개월만에 손을 떼고, ㈜이마트가 수행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사업추진에 탄력이 붙는 듯 했으나, 상인들간 불협화음 속 동문수산시장이 손을 떼는 등 악화일로로 가고 있다.

상인들 내부에선 50억원의 예산 중 47억원이 이미 집행됐고, 이뤄진 것이라고는 시장 입구 아치 조형물과 별반 달란진 게 없어진 홈페이지 하나라는 웃지못할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 추진사업들 대부분이 이벤트성 행사에 집중된데다, 통합 결제단말기 구축도 사업체가 바뀌고 기존 VAN사의 계약 해지 등으로 사실상 좌초됐다.

당초 2차년도 사업에 포함됐던 통합단말기 구축은 '1차 보급→2차 보급 및 활성화→3차 안정화'로 추진될 예정이었다.

4개 업체가 참여해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위챗페이, 알리페이, 카카오페이 등 기능이 탑재된 통합결제 단말기를 설치하고, 단말기 하나로 글로벌 메뉴판 및 실시간 환율정보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이에 따른 PAD 형태 단말기 137대를 보급했고, 3개 국어로 1차 통역서비스, 글로벌 메뉴판 등을 제작 및 제공을 완료했다.

그러나 1차 사업 중 예산 미확보로 2, 3차 사업이 중지됐고, 현재 참여 업체가 바뀌며 '글로벌 핀테크 거리조성'으로 완료됐다.

문제는 PAD방식이 아닌 스마트폰 어플 방식으로 결제하기 위해선 일일이 스마트폰 앱을 깔아야 하는데다, 상대적으로 작은 스마트폰 화면 및 어려운 방법 등으로 상당수 상인들이 활용을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업비 2억원을 투입해 250대를 구축할 예정이었으나 76대 정도 단말기 설치에 그쳤고, 이 마저도 기존 설치됐던 VAN(부가가치통신망)사의 항의로 암초에 부딪히며 설치한 단말기도 회수해야 할 상황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수산시장 주차장에 설치됐던 안내센터(2층). 무허가 건축물 원상회복 명령을 받아 시장내 2곳으로 분산돼 설치됐지만 상인회 측에서 설치할 수 없는 장소로 옮기면서 다시 무허가 건축물 철거위기에 놓여있다.

또한 1억여원을 투입한 고객 안내센터(2층 가건축물)도 행정절차를 수반하지 않은 채 무허가로 설치했다가 결국 2차례의 원상회복 명령을 통해 현재 시장내 2곳에 분산돼 설치돼있다.

이 중 동문공설시장 입구 조형물 옆 고객쉼터 사용되는 건축물은 당초 주차장 복층화 옆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상인들이 가설건축물 설치가 불가한 동문공설시장 입구 조형물 옆으로 옮기며 또다시 무허가 건축물로 인한 철거나 존치냐 논의가 진행중이다.

이같은 사업들은 사업단 자체에서 추진되고 중소기업청과 행정에서는 사후관리감독 기능만을 맡고 있다. 때문에 중소기업청과 행정에서는 사업에 문제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며 주먹구구식 사업 추진이 계속되고 있다.

한 상인은 "글로벌 명품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해놓고 이뤄진 것은 입구 아치 조형물 하나"라며 "보여주기식 이벤트 행사와 주먹구구식 사업에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건 없고, 상인들의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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