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세 이하 청년층 취업자는 급감, 남성 실업자·임시직 노동자 ‘급증’
전문가들, “노동자 임금 전국평균 80%, 낮은 임금·소득 감소 직결”

[제주도민일보 DB] 제주는 비정규직 천국이다. 비정규직이 없으면 지역경제가 굴러가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턱없이 낮은 임금에 정규직 노동자들 또한 허덕이기 마찬가지다. 빚을 내서 삶을 견디고 있고 이를 견디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은 임금을 찾아 뭍으로 향하는 것이 제주도의 현실이다. 사진은 올해 열린 도민행복 일자리 박람회 모습.

제주지역 29세 이하 청년층 취업자가 급격히 감소하고, 남성 실업자와 임시직 노동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지난해 기준 제주지역 비정규직 노동자수가 조사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제주도 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가 발간한 ‘제주고용·노동리포트’ 창간호에 따르면 도내 29세 이하 청년층 취업자가 급격히 감소하고, 남성 실업자와 임시직 근로자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보고서에 적힌 연령별 올해 10월 고용율을 보면 29세 이하 연령층은 4만8000명으로 청년층의 노동시장 참여 둔화로 전년 대비 3천명(6.1%) 감소, 50대는 8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1만명(12.7%) 증가했다.

특히 2016년 제주지역 비정규직 비율은 전국 평균(32.8%)보다 훨씬 높은 39.7%로, 강원(46.4%), 전북(40.7%)에 이어 전국 3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역 비정규직 문제는 심각한 실정이다. 더욱이 낮은 임금에 일자리 조차 안정적이지 못하다 보니 노동시장과 지역경제에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보고서에 적힌 제주지역 비정규직 노동자 추이를 보면, 2003년 6만9000명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다 2006년에는 8만1000명으로 증가한 후 2008년까지는 감소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 추이를 보여 2016년 현재 9만3000명으로 비정규직 조사가 실시 된 이후 가장 많은 규모를 보이고 있다.

고승한 제주연구원 연구위원은 “제주지역에는 10인 미만 영세사업체가 거의 94%를 차지해 정규직 고용을 할 경우 사업체 자체의 경영 및 재정상의 문제를 가지게 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진단하며 “최근에는 인건비를 더욱 낮게 주는 임시 고용 외국인 근로자들을 고용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는 현실을 엿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정규직 고용 및 노동시장의 확 산은 결국 제주지역 근로자 임금수준이 전국 평균 80% 대에 이르고 있고, 고용불안은 지속되고, 그리고 낮은 근로소득이 가처분 소득의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고 연구위원은 “제주특별자치도는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수립해 지역 노동정책 전반에 대한 진단과 향후 비전과 방 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제주도의 최상위 계획인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수립시 제주가 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할 노동정책의 기본방향과 전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제주사회의 개방화가 더욱 확산되고, 새 로운 이민정책들이 재정립될 것으로 예상되고, 동시에 우리사회의 민주화가 더욱 진전되는 환경 하에서 노동 정책에 대한 합리적 정책 방향과 전략 그리고 추진 사업 발굴이 필요하다”며 “그래서 고용 및 노동법 관 련 법률 이양에 대한 전문가들의 보다 세밀한 논의와 검토 그리고 도민사회의 공론화 과정을 거친 후 고용 및 노동 관련 법률 이양을 위한 특별별 개정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창간호에는 제주지역의 고용동향을 분석한 결과물과 제주형 생활임금제 시행 소식, 노동법률 상식, 고용·노동 이벤트정보 등이 실려 있다.

아울러 도내 아동보호센터 문제점을 토로한 연동지역아동센터 사무국장 인터뷰와 송규진 제주도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운영위원장의 특별기고 등이 수록돼 있다.

‘제주 고용·노동리포트’는 매월 발행되며, 도내 주요기관 등에 배포될 예정이다.

양경호 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장은“제주고용·노동리포트는 제주지역 고용·노동과 관련된 유익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제주도의 현안문제인 비정규직 근로자 근로환경개선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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