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택훈, 음악과 시로 엮은 음악산문집 출판…도서출판 한그루

현택훈 시인의 첫 시집 제목은 ‘지구 레코드’였다. 음악을 창작 모티브로 한 시들이 많았다.

그는 실제로 음악 대신 문학을 선택했다고 말할 정도로 음악을 좋아한다. 기타를 배웠다면 시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기타를 연주하지 못했고, 기타 대신에 시가 그를 사로잡았다. 시는 곧 음악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인디 음악에 주목했다. 소외받는 사람들에 대한 시와 인디음악은 서로 닮아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감상의 기록이 아니라 편지이고, 일기이고, 시다. 수신인은 마이 앤트 메리, 언니네 이발관, 이랑, 브로콜리 너마저, 플레이걸, 아무 밴드, 전자양, 재주소년, 라이너의 담요, 신짜꽃밴, 가을방학, 3호선, 버터플라이, 해파리소년, 러피월드, 치즈 스테레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옥수사진관, 서울전자음악단...그리고 시와 음악과 타인을 사랑하는 모든 아이들이다. 거기에는 어떤 분류나 계보도 없고, 시시콜콜한 사생활도 상업적 전망도 없다.

단지 음악과 맑은 귀와 그것을 친절하게 문장으로 옮겨준 시인의 마음이 있을 뿐이다.

면도하는 일이 줄어든 아버지를 보며, 동네의 항공 매표대리점 앞을 지나며, 섬을 남북으로 가로 지르며, 횡단하는 버스를 기다리며, 오랜 친구들과 한낮의 공원에서 낮잠을 자다가, 마음에 음악이 들어차면 시인은 시를 쓴다. 따라서 이 책은 시가 음악이 되고, 음악이 시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시인 현택훈은 시집 ‘지구 레코드’와 ‘남방큰돌고래’를 냈던 시인 현택훈은 이번에 음악산문집 ‘기억에서 들리는 소리는 녹슬지 않는다’를 출판했다.

도서출판 한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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