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도입 신중·숙박시설 사업승인 허가제 전환 제언
렌터카 총량제·요금안정화 ‘대여요금 원가산출 규칙안’ 준수

분양형 호텔.

제주관광이 양적으로 급격히 팽창 하면서 질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지만 정작 공급과 수요가 불균형을 이루면서 여러 문제점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숙박업과 렌터카가 과잉 공급되면서 도내 관광시장과 업계에서는 자정의 목소리와 함께 지금당장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2017년 9월 기준 관광진흥법상 관광숙박업으로 등록된 객실수는 3만250실이다. 공중위생법 일반, 생활숙박업은 2만2383실, 농어촌정비법 농어촌 민박업은 1만2348실, 청소년진흥법상 유스호스텔은 766실, 제주특별법 휴양펜션업 871실로 총 6만6618실(4642개소)이다.

객실수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12년에는 관광진흥법상 등록된 객실수는 1만3956실이다. 2013년에는 1만6265실, 2014년에는 2만900실, 2015년에는 2만5345실, 2016년에는 2만7836실이 등록돼 있다.

이는 연도별 관광숙박시설 사업 승인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제주도는 2010년 17개, 2011년에는 31개, 2012년에는 94개, 2013년에는 137개, 2014년에는 111개, 2015년에는 94개, 2016년에는 31개, 2017년에는 7개소의 관광숙박시설을 승인했다.

이와 함께 관광숙박업소도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0년에는 109개소에 1만2942실, 2011년에는 115개소에 1만3098실, 2012년에는 143개소에 1만3956실, 2013년에는 191개소에 1만6265실, 2014년에는 272개소에 2만970실, 2015년에는 337개소에 2만5345실, 2016년에는 386개소에 2만7836개실, 2017년 9월 기준으로 407개소에 3만250개실이 제주도에 등록돼 있다.

이 같이 관광숙박시설이 급격히 늘어나자 제주도내 관광숙박시설 수요공급 분석을 위한 연구도 이뤄졌다. 2015년 제주발전연구원(현재 제주연구원)은 연구보고서를 통해 2018년 최대성수기 8월중 1일 평균 관광객수 5만1927명으로 예측했다. 이를 토대로 산출한 하루에 필요한 특급호텔 객실수를 8099실로, 관광호텔 1등급 이하 객실수는 5058실로 예상했다.

불꺼진 관광호텔.

전문가들은 공급과잉된 숙박시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규숙박시설의 엄격한 관리와 통제, 공유숙박업(규제프리존특별법) 도입 반대 등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신왕우 제주국제대 교수는 “투자진흥지구 숙박허가 조건을 강화해야 하고 수요공급을 감안한 숙박시설 사업승인제에서 허가제로 바꿔야 한다. 특히 법률에 따라 미착공, 미준공 숙박시설 인허가를 취소해야 한다”며 “최근 붐이 일고 있는 공유숙박업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규제프리존법의 통과로 누구나 아무 곳에서나 다가구, 다세대 주택을 갖고 숙박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공급과잉만 불러올 것이 확실하다”고 제언했다.

신 교수는 이와 함께 “사드, 메르스, 세월호 등의 유사 사례는 계속 나타날 수 있고 숙박업도 변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경영정상화가 쉽지 않은 만큼 4차 산업혁명 및 온라인, 오프라인 연계활용, 모바일 관리, 에어비앤비 벤치마킹, 대정부 정책협의 등의 능동적 대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늘어나는 숙박업과 마찬가지로 렌터카 또한 등록대수가 급증하고 있다. 2013년 1만6423대에서 2016년 2만9583대로 80%나 증가했다. 이를 반영하 듯 지난해 기준 도내 렌터카 업체수는 88개로 1만9570대가 등록돼 있다. 도외 업체 20개 1만13대를 포함하면 100여개 업체에 3만여대의 렌터카가 제주도에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렌터카 총량제 도입과 같은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신 교수는 “렌터카 총량제를 도입, 영업신고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렌터카 절차를 강화해 허가제를 적용해 관광진흥법에 렌터카를 관광사업체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아울러 연중요금 안정화를 위해 대여요금은 ‘지동차대여요금 원가산출규칙안’대로 신고해야 하고 업체는 이를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광업계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관광인프라 과잉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제주도민일보] 제주도와 제주도관광협회가 14일 오후 제주시 메종글래드호텔에서 '제주지역 관광사업체 공급과잉에 따른 개선방안 모색'이란 주제로 제15차 제주관광포럼을 열고 있다.

김영진 제주도관광협회 회장은 15일 제주시 메종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제15차 제주관광포럼’에서 “제주를 찾는 관광객 증가에 맞춰 급속히 늘어나던 관광사업체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며 “공급과잉이 심화 되면서 업체간 경쟁이 과열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영진 회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부족하던 관광인프라가 제주관광 전반에 걸쳐 공급과잉 문제가 초래되고 있다”며 “내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의 우려 목소리는 결코 묵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희현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 위원장 또한 관광산업의 양적팽창에서 더 많은 질적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희현 위원장은 “소프트웨어 부분에서 다각적인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관광객의 요구를 파악하고 쾌적하고 깨끗한 관광지 환경, 친절과 미소로 맞이하면서 감동을 관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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