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날은 준공영버스, 쉬는 날은 전세버스 기사로 ‘투잡’
4200만원 연봉 주고 휴식 취해 안전운전 하랬더니 ‘무색’
제주도, “이중취업은 엄연한 퇴직사유, 실태파악은 아직”

[제주도민일보 DB] 제주도내 전세버스 업체의 인력난이 더해지고 있다.

제주도가 준공영 버스운전 기사들에게 4200만원의 연봉을 주고 휴무를 보장하는 등 도내에서는 보기 드문 근무 조건을 제시해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 운영고 있는 가운데 일부 준공영 버스 운전기사들이 휴무 날에 전세버스 기사로 활동하며 이른바 ‘투잡’을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제주도가 준공영 버스운전 기사들에게 4200만원의 연봉을 주고 휴무를 보장하는 등 도내에선 보기드문 근무조건을 제시, 준공영제를 도입, 운영하고 있는데도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준공영 버스 운전기사들의 ‘이중 업무’로 도민들의 안전은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어 관계당국의 시급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내 전세버스 업계는 최근 운전기사 부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버스 운전기사가 없어 드넓은 주차장에 전세버스를 세워놓고 청명한 가을 하늘만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는 상황이다.

전세버스 업계는 “도내 곳곳을 누비고 돌아다녀아 할 버스가 놀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전세버스 업계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제주도의 버스 준공영제 도입 이후 버스기사 부족난이 가중되고 있다. 문제는 준공영 버스 운전기사들이 쉬는 날에 전세버스 운전 ‘알바’까지 뛰는 일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A전세버스 업체 관계자는 “(준공영)버스 기사들이 수송은 10만원, 수학여행 등 하루 운전비용을 15만원을 요구하고 있다”며 “버스기사들에게 이 만큼 돈을 주지 않으면 운전대를 잡지 않으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준공영제 버스기사들은 이곳저곳 전세버스 업체들의 금액을 떠 보면서 움직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수송이란 행사 등을 목적으로 A 목적지에서 B 목적지까지 왕복으로 태워주는 것을 말한다. 반면 관광지 등을 순회하는 이른바 ‘수학여행’은 하루 종일 운전을 해야 한다.

[제주도민일보 DB] 제주도내 전세버스 업체의 인력난이 더해지고 있다.

이 같은 준공영 버스 운전기사들의 ‘투잡’은 불법이라고 전세버스 업계에선 입을 모으고 있다.

B전세버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이 이중으로 일하는 것은 ‘불법’으로, 실태조사를 벌여 준공영 버스에서 해고 해야 한다”며 “도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라고 준공영 버스 운전기사들에게 높은 연봉을 주고 휴무도 보장해 줬지만 오히려 이를 악용해 이중취업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세버스 업계는 이와 함께 버스 기사들의 임금인상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자연스레 전세버스 임대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C전세버스 업체 대표는 “워낙 사람이 없으니까 불법인줄 알면서도 준공영 버스 기사들에게 돈을 줘서라도 쓰지만 이게 장기화 되면 경영난이 악화될 것이 분명하다”며 “특히 전세버스 기사들의 급여 인상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어서 버스 임대요금을 인상해야 할 상황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중취업은 엄연한 불법이다. 이는 퇴직시킬 수 있는 이유가 된다”며 “현재까지 관련된 민원이나 여론이 접수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실태조사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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