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감시직 경비노동자 직접고용 시위확인 및 대응 지시
강정마을회, “불법감시, 인권탄압, 성적수치심 언어폭력”
해군본부, “현재로선 딱히 언급하기가 그렇다” 입장밝혀

[제주도민일보] 강정마을회와 해군기지 반대 단체 소속 회원들이 17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감시와 인권탄압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제주해군이 민간인들을 불법감시하고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는 설득력 있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해군본부측은 이에 대해 “현재로선 딱히 언급하기가 그렇다”는 입장 밝혔다. 

강정마을회와 제주해군기지 반대 단체들에 따르면 해군제주기지전대는 지난해부터 감시직 경비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 불법감시와 인권폭력을 가하고 있다.

심지어 해군제주기지전대가 직접 고용한 감시직 경비노동자들은 문화제 및 집회 참여자들을 불법으로 무단촬영을 하며 정보를 수집했다는 것이 강정마을회 측의 설명이다. 

제주해군이 직접 고용한 감시직 경비노동자들은 경찰의 고유 업무인 시위 확인 및 대응까지 수행했다는 것이 평화활동가들의 주장이다.

제주해군은 감시직 노동자들과 특별약정을 체결하면서 ‘방범 및 순찰’ 등 고유업무 외에 ‘해당구역에 대한 적법하지 않은 시위확인 및 대응’을 추가했다. 이를 두고 강정마을 주민들은 “경찰업무에 속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주민들은 “고용인(감시직 노동자)들이 불법시위 운운하면서 욕설, 방해, 촬영하는 모든 행위는 불법적인 것이라 보여진다”며 “무리한 언행을 한 것에 대한 책임은 해군제주기지전대가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감시직 노동자들은 헌법에 보장된 정치 사상의 자유도 심각하게 침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정마을회가 공개한 제주해군기지전대에서 벌어진 유형별 인권침해 사례에 따르면 정서를 파괴하는 인권침해적 언어폭력과 집회 시위 및 표현의 자유 침해, 개인정보 수집 및 불법 감시와 같은 일들이 일어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제주해군기지전대 측은 집회 참가자들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거나 ‘빨갱이’라고 부르는 등 이념적 편향으로 몰아세우거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어폭력을 자행했다는 것이 강정마을회 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집회 신고가 돼 있는 상태에서도 마이크를 이용해 집회참가자 발언을 방해하고, 무단촬영, 성희롱과 혐오스런 욕설을 하며 집회와 시위를 방해 했다는 것이다. 

참다 못한 강정마을회 주민 등 군사기지 반대 단체들은 17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인 불법감시와 인권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강정마을회 측은 동영상까지 준비해 당시 상황을 폭로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해군기지가 완공됐다 하더라도 시민들은 평화적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표현할 수 있으며 이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라며 “특히 국방부와 해군은 불법적 탄압행위를 중단하고 민간인 불법감시와 집회시위를 방해한 책임자 유 아무개 대령과 감시직 노동자 서 아무개씨를 즉각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민일보>는 해군측 입장을 요청했으나 "현재로선 딱히 언급하기가 그렇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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