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 중국 관광객 제주 발길 끊자, 보따리상 ‘활개’
롯데면세점 인천공항 철수 ‘고심’…면세업계 “상황심각”

제주 신라면세점

중국정부의 사드보복으로 인해 중국 관광객이 발길을 끊어 관광과 관련된 전후방 사업이 전방위 초토화를 맞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다이궁(따이공, 화장품 보따리상)들 배만 채우고 있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따이공들은 아침 일찍부터 면세점 앞에서 줄을 서 대기표까지 받아 물건을 구매한 뒤 중국으로 돌아가 판매해 상당한 이익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면세점 업계는 사드보복으로 인해 중국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자 ‘고육지책’으로 할인판매를 이어가고 있고, 이 틈새를 노린 ‘다이궁’들은 할인된 가격에 물건을 사서 중국에 되파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결국 면세점들은 할인된 가격에 면세품을 팔고 여행사에 수수료까지 지급하고 나면 “손에 남는게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제주도내 면세점 업계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중국단체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다이궁’이라고 불리는 중국 보따리상들이 매출을 겨우 채워주고 있다.

‘다이궁’들은 국내 여행사와 계약을 맺어서 들어오기 때문에 면세점 업계는 10%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는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현재 10% 수준의 수수료를 점차 내리고 있는 분위기다.

중국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면세점 업계의 어려움은 이미 예견됐다. 실제 한화갤러리아 면세점은 임대료조차 벌지 못해 제주국제공항에서 철수했다.

롯데면세점 제주점.

여기에 더해 국내 최고라 불리는 롯데는 중국내에서 사업을 철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천국제공항 내에 위치한 면세점도 임대료 등 기존 투입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철수할 것을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와 같은 대기업도 어렵다는 의미로, 그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도내 면세점 업계 한 관계자는 “브랜드 별로 판매량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따이공들은 빨리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서 ‘대기표’를 받고 기다 린다”며 “면세품이 많이 팔리긴 하지만 실제 면세점 수익으로 남는 건 많지 않아 정말 어려운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결국 사드보복으로 인해 면세점 업계는 갈수록 어려워져 가고 중국 소비자 배만 불리는 꼴이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과 같은 화장품 업계는 따이공들의 무분별한 구매로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다며 구매 수량 제한을 축소했다. 화장품 업계는 중국 현지 시장에 이미 진출한 상황에서 보따리상으로 인해 브랜드와 가격 구조가 왜곡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 2014년부터 다이궁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정상적인 유통구조를 세워 세수를 확보하고 내수를 활성화 시키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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