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11일 성산읍대책위에 계고장 발부… “17일까지 철거”
계고장, “자진철거 않으면 강제철거”…대책위 “분노사기 충분”

제주시가 11일 제주 제2공항반대성산읍대책위원회 앞으로 발부한 계고장.

10일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을 반대하며 천막농성을 시작하자마자 행정당국이 천막을 강제철거 하겠다는 내용의 ‘계고장’을 보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제주시(시장 고경실)는 11일 제주 제2공항성산읍만대대책위원회 위원장에게 계고장을 보냈다. 이에 앞서 성산읍 지역 주민들은 10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막농성에 돌입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제주시는 계고장을 보내며 오는 17일 오후 6시까지 자진 철거하라고 밝혔다. 계고장에는 “만약 위 철거기한까지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우리 스스로 도로법 ‘제74조’에 의해 강제철거 하거나 또는 제 삼자로 하여금 이를 집행케 하고 그 비용을 귀하로부터 징수하겠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이에 대해 마을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도민일보] 제주시가 발부한 계고장에 해당하는 천막.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는 긴급 성명을 내고 “현장상황이 어떤지 파악도 하지 않고, 대책위와 대화도 없이 일단 겁부터 주기 시작한 것”이라며 “이것이 주민과의 무한 소통을 하겠다는 원희룡 도정이 주민들과 대화하는 방법이다. 대화는 커녕 지역 주민 수천 명의 외침은 무시하고 제 갈 길만 가겠다는 협박을 계고장이라는 형식을 통해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민들의)절박한 상황을 살피지도 않은 원희룡 지사의 첫 인사가 계고장이라는 사실은 분노를 불러오기 충분하다”며 “주민의 민주주의적 의사표현에 대해 먼저 귀 기울여할 행정이 주민의 요구가 무엇인지도 묻지도 듣지도 않은 채 철거를 먼저 거론하는 것은 사람이 먼저라는 문재인정부의 철학과는 거리가 먼 불통독재행정이며 청산해야 할 적폐세력임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주민들은 이대로 당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천막이 찢기며 강제로 내쫓기더라도 우리는 열 번 백번 도청 앞에 천막을 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행정대집행을 위해서는 계고장을 발부해야 한다”며 “최소 2~3회 정도 추가로 계고장을 발부할 계획이다. 행정대집행 계획은 정확히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주도민일보] 제주시가 발부한 계고장에 해당하는 천막.
[제주도민일보] 제주시가 발부한 계고장에 해당하는 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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