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27일부터 천막 농성…월동장구 비치 장기화
현대화 아님 이전·폐쇄 촉구…삭발·단식투쟁도 불사

[제주도민일보DB] 도두하수처리장.

처리용량 한계에 부딪힌 도두하수처리장의 땜질식 증설을 놓고 주민반발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오는 27일부터 천막농성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삭발·단식투쟁마저 불사할 것으로 전해지며 자칫 대규모 충돌로 이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25일 도두1동마을회 등에 따르면 오는 27일부터 도두하수처리장 증설과 관련해 천막농성에 들어간다.

주민들의 요구는 도수하수처리장의 현대화사업 추진.

1994년부터 가동된 도두하수처리장의 시설용량은 13만t규모. 최근 유입인구에 따른 인구급증으로 1일 평균 하수유입량이 94%에 달하는 실정으로 지난해 1월부터 7월말까지 202일중 197일간 기준치를 넘어선 하수가 방류되기도 했다.

이로 인한 악취 등으로 주민 피해는 계속 심해지고 있는 상황.

이에 제주도는 도두하수처리장에 대한 현대화사업(1일 처리용량 13만→22만t, 대부분시설 지하로 신설)을 추진키로 했으나 이마저도 최근 상하수도본부장 교체 및 원희룡 지사의 최종결정 방침 유보로 지지부진하고 있다.

도두1동마을회가 설치한 천막들.

현재 천막농성 집회신고는 27일부터 허가가 났으며, 주민들은 추석 이후 제주도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11월 중 삭발투쟁, 내년 1월에는 단식 투쟁까지 불사함은 물론 천막농성까지 계속 이어갈 것을 표명했다. 실제 천막 내부에는 간이침대와 월동장구 등이 비치돼있었다.

주민들은 "지난해 하수 방류 사태 이후 도와 상하수도본부는 도두하수처리장의 시설 현대화를 약속했지만, 이마저도 본부장 등이 바뀌면서 흐지부지 됐다"며 "4만t 증설은 2~3년 내에 한계에 다다를 땜질 처방이자 악취에 시달려온 주민들을 묵살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시설현대화가 아닌 땜질식 처방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고, 차라리 폐쇄 또는 이전해야 한다"며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1년이 됐든, 2년이 됐던 천막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막내부. 간이침대를 비롯해 월동장구 등이 비치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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