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그리드 홍보관 안내원 김다혜씨

▲ 김다혜씨(26)
동료들과 찰떡호흡 ‘카풀’, ‘스터디’도 함께
부모 의지 없이 강한 자립심으로 살아온 삶

바람부는 구좌읍 행원리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십 수개의 거대한 풍력발전기들이 돌아가는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그곳엔 최근 문을 열고 최첨단시설을 관람할 수 있는 홍보관이 자리해 있다.

“어서오세요. 스마트그리드 종합홍보관입니다” 김다혜씨(26)는 말끔한 유니폼을 입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의 안내를 맡고 있다.

코리아스마트그리드위크(KSGW) 행사 기간이던 지난 주말, 이곳은 가족단위 방문객들로 붐볐다. 다혜씨 역시 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제야 문을 열어서인지 내방객들이 많아서 정신 없어요. 구좌읍에 사시는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오실 때는 긴장도 한답니다”

어르신들의 방문에 긴장을 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다혜씨는 “실증단지에 참여하는 주민분들이어서 스마트그리드에 관한 지식이 꽤 높다”며 “행여나 모르는 걸 물어볼까봐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혜씨가 이곳에 첫발을 내딘지는 한달도 채 넘지 않았다. 스마트그리드 교육을 받은 기간은 불과 3주. 게다가 대학시절 전공은 관광경영·일본어로 전력·IT와는 무관하다.

“대학 졸업 후 이곳에 오기 전까지 5년간 공항 면세점에서 근무했어요. 그곳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았다는 생각에 새로운 일을 찾게 됐죠. 낯선 분야지만 즐기면서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다혜씨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카풀로 해안도로 길을 타고 출퇴근한다. 이들과 영어 스터디를 하고 점심 때는 짬내서 산책도 함께 즐긴다. 행원의 바닷가를 마음껏 즐기면서 말이다.

“동료들과 호흡이 잘 맞고 새로운 일에 대한 설레임, 보람도 크답니다. 이곳은 특히 에매랄드 빛 바다가 펼쳐져 있어 맘에 들어요”

1남 4녀 중 막내인 다혜씨. 쪽빛 바다 풍경이라는 말에 엄마한테 떼쓰는 아이처럼 “바다보러 가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요즘 바빠서 집엘 못 갔는데 엄마가 보고싶다”고 전했다.

어릴적부터 고생하시는 부모를 보며 독립심이 강했다는 다혜씨. 대학 시절 학비·생활비를 스스로 벌어서 해결했다. 단 한푼도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았다며 강한 자립심을 드러냈다.

엄마에 대한 사랑도 잊지 않았다. 다혜씨는 “최근엔 엄마께서 조그마한 식당을 운영하시며 고생이 많으신데 아빠가 사기(?)를 쳤기 때문”이라며 “가게차리면 열심히 돕는다는 아빠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삐친 말투로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사랑하는 아빠, 가게 차릴 때 열심히 돕겠다던 약속 이제라도 지키세요”라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졸랐다.

/한종수 기자 han@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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