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수영과 동아리 현장을 찾아…③]
학생들이 직접 구성·운영, 홍보하는 '스포츠클럽' 화제
"진로 선택에 도움을 주고 책임감까지 실어줄 수 있어"

제주도내 초등학교에선 일반 도민들에겐 폭넓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양한 동아리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예년 틀에 박힌 동아리 활동보다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들로 짜여지면서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날로 높아지고 있는 안전교육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제주도내 학교의 ‘생존수영’ 교육 현장과 동아리 활동을 10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제주도민일보=송민경 기자]지난 17일 기자가 찾은 서귀포중학교 체육관에서 학생들이 체육활동 전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서귀포중학교에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참여할 수 있는 스포츠클럽이 있다.

서귀포중에서 실시되고 있는 스포츠는 족구, 축구, 농구, 계주로 총 4개 종목이다.

겉보기에는 도내 모든 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는 학교스포츠클럽과 크게 다를 것이 없어보이지만 서귀포중학교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지난 17일 기자가 찾은 서귀포중학교.

주황색 체육복을 갖춰 입은 학생들 사이에서 노란색과 검은색 조끼를 덧입은 학생 몇몇이 눈에 띄었다. 검은색 조끼 위에는 '스포츠 기자단', 노란색 조끼 위에는 '스포츠 봉사단'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서귀포중에서는 스포츠 봉사단과 기자단 학생들이 직접 스포츠클럽을 구성, 운영하고 홍보까지 맡고 있다.

이날 서귀포중학교에서 스포츠클럽 기자단의 2학년 오철호, 이승원, 문수민 군과 스포츠 봉사단의 1학년 김호진, 박지범 군을 만났다.

기자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문수민 군은 "원래 꿈이 언론인이었다. 학교에서 스포츠 기자단을 모집한다고 해서 꿈을 체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돼 신청하게 됐다"며 "스포츠클럽에서 운영하는 점심리그를 할 때 직접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고 기사화 하는 작업을 한다. 또 경기 MVP와 인터뷰를 하는 영상도 찍어 편집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문 군은 "기자단 단장이라는 책임을 안고 매순간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꿈에 한 발 더 가까워진 것 같다"며 "스스로 배운 동영상 편집프로그램과 홍보에 관한 지식들을 후에 들어오는 후배들에게도 전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내 한 신문사 청소년 명예기자로 활동했다는 오철호 군은 "청소년 명예기자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어서 선생님의 권유를 받고 학교 스포츠클럽 기자단에 들어오게 됐다"며 "스포츠 기사는 인터뷰를 하고 기사를 쓰는 것과 또 다른 매력이 있어 즐겁게 활동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스포츠 기자단의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하는 이승원 군은 "솔직히 처음에는 봉사시간을 준다고 해서 들어오게 됐지만 기자단 생활을 하다보니 친구들과의 관계도 더 좋아지고 활동이 재밌다"며 "진로에 대한 고민이 참 많았는데 기자단 활동을 통해 언론과 홍보, 스포츠 분야에 대해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제주도민일보=송민경 기자]지난 17일 기자가 찾은 서귀포중학교 스포츠클럽 기자단과 봉사단. 왼쪽부터 2학년 문수민, 이승원, 오철호 군과 스포츠 봉사단의 1학년 박지범, 김호진 군.

서귀포중학교 스포츠클럽 봉사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1학년 김호진, 박지범 군은 스포츠클럽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김호진 군과 박지범 군은 "스포츠클럽 활동을 할 때 학생들이 차례를 지켜 줄을 서게하고 심판을 본다. 그리고 스포츠에 필요한 물품 대여도 해주고 있다"고 봉사단원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김 군은 "심판을 볼 때 가끔 관중석에서 심사에 대한 항의가 거세게 일거나 물품을 대여해 줬지만 분실된 경우에 참 난감하다"며 "그래도 그런 어려움을 통해서 새롭게 배우는 것도 있고 물품 대여 같은 경우에도 분실 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대여 명단도 고안해 냈다"고 밝혔다.

서귀포중학교 스포츠클럽을 담당하고 있는 강요한 교사는 "프로 스포츠 단체에는 봉사단과 기자단이 있다. 그점에서 착안해 아이들의 스포츠클럽에도 봉사단과 기자단을 만들면 아이들의 진로를 정하는 데에 있어서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창단하게 됐다"며 봉사단과 기자단을 만들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강 교사는 "학생들의 자율에 맡겨 직접 구성하고 운영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단합이 잘 된다"며 "또 매년 개최되는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 나가는 학생들은 결석이나 폭력과 같은 문제가 있으면 출전권을 박탈 당하기 때문에 왕따나 학교폭력, 무단결석과 같은 문제들이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제주도민일보=송민경 기자]지난 17일 기자가 찾은 서귀포중학교 체육관에서 학생들이 체육활동 전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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