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주민 “파출소 일 해줬더니 돌아온건 배신감 뿐”
해당 파출소, “‘돌 가져가도 되나’ 걱정 한 말 오해 풀것”
경찰 내부적으로 갑질 사례 취합중, 경찰 조직내 사건

김씨가 파출소 마당 정리작업을 하고 난 뒤 나온 돌. 김씨는 이 돌을 자신의 집 앞마당에 쌓아 뒀다고 밝혔다.

서귀포시 김모씨(37)는 봉사하는 마음으로 파출소 마당 정리 작업을 도와줬다 오히려 도둑으로 몰리고 있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김씨는 경찰이 마을 주민에게 때아닌 ‘갑질’을 하는 것도 모자라 도둑으로 몰고 있다고 억울해 하고 있다.

해당 파출소 측은 오해라며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만약 사실이라면 주민을 만나 사과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시대가 어느 땐데 경찰이 그런 부탁을 하냐”며 “경찰이 비용도 지급하지 않고 그런 부탁을 하는 것 자체가 ‘갑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서귀포시 관내 파출소 관계자는 김씨에게 “높으신 분이 오니 파출소 마당을 정리해야 한다. 좀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김씨는 경찰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줬다. 이 마을에서 나고 자라기도 했고, 경찰의 부탁을 거절하기도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씨는 지역에 살면서 ‘봉사해야 겠다’는 마음을 그동안 가지고 있기도 했고 파출소가 무슨 돈이 있겠나 싶어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경찰이 부탁해서 거절하기도 난감해 부탁을 수락했다. 

그렇게 김씨는 개인 돈을 털어 굴삭기와 덤프트럭을 동원해 파출소 앞마당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마당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돌이 나오자 경찰은 ‘알아서 처리해 달라’고 했다. 김씨는 돌을 어디다 처리해야 할지 몰라 집 앞 마당에 쌓아 뒀다.

그러던 김씨에게 어처구니없는 일이 터지고 말았다. 파출소 측이 김씨를 ‘도둑’ 취급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13일 작업을 마치고 난 뒤 경찰이 전화를 걸어 파출소로 들르라고 하더라. 그래서 저녁 약속을 마치고 새벽 2시쯤 스스로 파출소를 찾아갔다. 고맙다는 말을 들을 줄 알았는데 그동안 오전에 들은 또 다른 경찰에게 ‘파출소 마당을 정리하고 나온 돌을 어디다 팔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너무 서운했다”며 “이를 무마하기 위해서인지 나에게 부탁한 경찰이 봉투에 20만원을 담아 쥐어주더라. 처음에는 당황해서 받았지만 파출소를 나와서 생각해 보니 이건 아닌 것 같아 1시간도 되지 않아 다시 돌려줬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김 씨는 “반나절 굴삭기와 덤프트럭 비용으로 70만원이 들어간다. 돈이 중요한게 아니라 억울하고 분통하다. 봉사한다는 좋은 마음으로 한 일이 오히려 도둑취급을 받게 돼 오명을 써버렸다”며 “경찰이라고 해서 믿었는데 배신감이 든다. 이건 때 아닌 갑질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파출소 관계자는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마당 작업 당시 작업해주신 분에게 이야기 한게 아니라 다른 팀장 경찰이 ‘저렇게 돌을 가져가도 되는건가’라고 걱정해서 한 말이었는데 그 분이 그 말을 듣고 오해 하신 것 같다”며 “만약 그 분의 말이 사실이라고 하면 사과하겠고 오해가 있는 부분은 만나서 풀겠다”고 말했다.

김씨가 파출소 마당 정리작업을 하고 난 뒤 나온 돌. 김씨는 이 돌을 자신의 집 앞마당에 쌓아 뒀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