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생산설비 ‘제주맥주’ 병·캔 제품까지 유통
‘즐거운 맥주문화 정착’ 위해 다채로운 시도 예정
제주도내 생산업체 4파전 형성…경쟁 관심 집중

[제주도민일보=조문호 기자] 4일 제주시 금능농공단지 내에 위치한 제주맥주 양조장 매장에서 브루어가 신제품 제주 휘트 에일을 따르고 있다.

5일 대중들에게 공개되는 제주산 크래프트맥주 ‘제주맥주’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스타트업 기업처럼 젊은 느낌 가득한 생산기지는 대규모 양산과 병입·캔입 가능한 체제로 시중유통까지 추진, 도내 크래프트맥주 업계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육지는 물론 해외로까지 진출하기 위한 포부를 밝힌 제주맥주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내에만 크래프트맥주 업체 4파전이 형성되면서 맥주 애호가들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오후 제주시 금능농공단지에 위치한 제주맥주의 생산공장. 제주맥주는 이날 도내 언론사를 초청해 현장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5일 일반인 대상 공개를 하루 앞두고 준비됐다.

[제주도민일보=조문호 기자] 4일 제주시 금능농공단지 내에 위치한 제주맥주 양조장 생산라인. 일반인에겐 직접 공개되지 않는다.

이날 설명을 맡은 권진주 마케팅실장은 생산 규모와 최첨단 설비를 갖췄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주맥주는 맥즙 2000만ℓ에 완성주 370만ℓ(연간 기준)까지 생산해낼 수 있다. 크래프트맥주 업계에서도 상당한 규모다.

제주맥주는 맥주 양조 엔지니어링 프로그램인 ‘브라우맛(Braumat)’으로 전 공정을 관리한다. 수억원대의 장비를 구비한 실험연구실에서는 다양한 제품개발에 노력한다. 권 실장은 “다른 크래프트맥주 업체에서도 사용 요청이 있어 공동발전을 위해 협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제주맥주는 이를 기반으로 도내에서는 유일하게 병입(330㎖·630㎖)과 캔입(500㎖) 제품을 생산해 호텔과 골프장은 물론 해안도로 중심으로 향토음식점에도 오는 9일부터 납품함으로써 지역시장에 자리를 잡겠다는 포부를 공개했다.

[제주도민일보=조문호 기자] 4일 제주시 금능농공단지 내에 위치한 제주맥주 양조장 내 실험연구실.

제주맥주가 이번에 선보인 첫 제품은 ‘제주 위트 에일’이다. 밀맥주 계열로 제주 향토음식과 가장 어울리는 제품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권 실장은 설명했다.

바로, 맥주업계 최초로 셰프들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James Beard)’ 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브루마스터 ‘개릿 올리버(Garrett Oliver)’의 작품이다.

밀맥주 특유의 부드러운 느낌과 제주 청정 재료인 유기농 제주 감귤 껍질을 사용해 은은한 감귤 향의 산뜻한 끝맛이 일품이었다.

제주맥주는 이를 통해 지역시장을 안정적으로 끌고 간 뒤 육지와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제주도민일보=조문호 기자] 4일 제주시 금능농공단지 내에 위치한 제주맥주 양조장 생산라인 중 발효탱크.
[제주도민일보=조문호 기자] 4일 제주시 금능농공단지 내에 위치한 제주맥주 양조장 생산라인 중 완성주 저장탱크.

경영기획실 조은영 이사는 “해외의 즐거운 맥주문화를 즐길 수 있게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주민과도 상생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제주맥주는 제주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제주도를 아시아의 관광도시로 만드는 데 앞장서고, 지역사회와 질적 성장을 목표로 지역내 고용창출도 늘리는 ‘지역상생 약속’을 발표하기도 했다.

출범과 함께 유통까지 시작한 제주맥주는 도내 다른 크래프트맥주보다 한 발 앞서 시작하는 강점은 있지만 몇 가지 한계도 있다고 제주맥주는 털어놨다.

우선, 유통은 하지만 매장이 공장에만 있다. 이로 인해 ‘음식과 페어링’을 내세워 다양한 음식도 맞춰냈지만 현행법 때문에 막상 제주맥주 맞춤형 음식을 내놓을 수 없다. 납품처에서만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민일보=조문호 기자] 4일 제주시 금능농공단지 내에 위치한 제주맥주 양조장 매장에서 문혁기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외진 지역이라 접근성 문제도 있다. 결과적으로는 도심권으로 매장진출이 불가피한 부분이다.

이와 관련 권 실장은 “일반인 대상 공개행사 때 푸드트럭 활용으로 한계를 뛰어넘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맥주 양조장은 국내 처음 시도하는 복합문화공간 양조장으로, 관광객들이 이를 즐길 수 있도록 투어 콘텐츠를 마련했다.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고 즐길 수 있는 내용이다. 오는 12일부터 시작한다. 제주맥주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할 수 있다.

도내에는 현재 제주도개발공사가 생산하는 제스피(JESPI)와 맥파이, 제주지앵 등 크래프트맥주가 생산돼 판매되고 있다. 이번에 제주맥주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4파전이 형성됐다.

제주도가 가히 ‘크래프트맥주 천국’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셈으로, 앞으로 제주시장을 둘러싼 업체간의 경쟁이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도민일보=조문호 기자] 4일 제주시 금능농공단지 내에 위치한 제주맥주 양조장 외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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