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스마트복지관 총괄팀장 송장희.

제주도에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제주시 노형동에만 있는 깃발이 있다. 바로 보행자들이 안전하게 도로를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에 설치한 노랑깃발이다.

노랑깃발은 보행자가 횡단보도 양 끝에 설치된 깃발통에 꽂힌 깃발을 하나 뽑아 들고, 깃발을 흔들면서 길을 건너고, 길을 건넌 후에는 다시 횡단보도 반대쪽에 설치된 깃발통에 꽂아 두는 방식이다.

이와 같이 횡단보도에 노랑깃발을 설치하는 사업은 작년 12월 말 제주스마트복지관에서 노형동에 위치한 백록초등학교 인근 횡단보도에 시범적으로 설치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행하는 사업이라 깃발을 설치하면서도 걱정이 많았는데 주민들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

주민들 말에 의하면 등하교 시간에는 학부모들이 돌아가면서 횡단보도에 나와 교통통제를 하며 아이들의 등하교를 돕고 있어서 그나마 안전한 편이지만 등하교 시간 이외에는 걱정이었는데 노랑깃발이 설치된 덕분에 평소에도 아이들 안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어린 아이들이 노랑깃발을 들고 길을 건널 때 도로를 지나는 차량들이 멀찌감치 멈춰선 모습을 볼 때면 사업을 시작한 보람을 많이 느끼게 된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백록초등학교 인근 횡단보도 한두 군데에만 설치했던 노랑깃발이 현재는 수덕로 일대 전 구간에 설치되었고, 학부모들의 입소문을 타고 현재는 노형동과 연동의 대부분의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 노랑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또한 보도자료를 접한 전국의 사회복지관에서 노랑깃발 설치에 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고, 일부 기관에서는 노랑깃발사업을 벤치마킹해서 실제로 사업을 수행 중에 있는 지역도 생겼다.

현재 제주도 안에서도 서귀포 지역까지 설치문의가 잇따르고 있어서 관계기관과 사업 확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노랑깃발사업 때문에 제주도 시범사업인 스마트복지관이 외부에 많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고 있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제 제주도에 노랑깃발이 설치된 지 반년이 지났다. 짧은 기간 동안 시범사업이 예상보다 확대되는 성과를 거두었지만 그 이면에는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용한 깃발이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은 채 길바닥에 나뒹굴고 있는가 하면, 깃발통에는 온갖 쓰레기들이 쌓여 있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최근에는 깃발이 훼손되거나 사라지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서 본래의 사업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사업초기에는 스마트복지관 직원들이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깃발을 정리하고 관리했지만, 노랑깃발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현재는 이마저도 관리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

노랑깃발은 등하교를 하는 어린 아이들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공공재라고 볼 수 있다. 점차 확대되고 있는 노랑깃발이 제주도뿐만 아니라 바다건너 대한민국 전체에 휘날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아이를 가진 학부모뿐만이 아니라 지역주민 모두가 조금만 관심을 갖고 노랑깃발을 아껴준다면 그만큼 우리 지역이 안전한 마을이 될 것으로 믿는다.

제주스마트복지관 총괄팀장 송장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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