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비슷한 집값, 전국서 가장 낮은 임금수준 “못산다”
한국은행 제주, 생산성 낮은 곳에 50대 이상 취업자 집중

[제주도민일보 DB] 제주지역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임금수준, 수도권과 비슷한 수준의 집값에도 불구하고 취업자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역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임금수준, 수도권과 비슷한 수준의 집값에도 불구하고 취업자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앞으로 제주지역은 기대소득 하락과 집값 등 정주비용 상승 등으로 인구 순유입 규모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27일 발표한 ‘인구 순유입이 제주지역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지역 취업자수는 지역경제 호조, 순유입 인구의 경제활동 참여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2012~2016년)간 도내 인구 순유입은 5만2700명이며 이로 인해 5만3200명의 취업효과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3.33만명은 순유입된 인구가 제주에서 취업한 경우(직접효과)이며 1.99만명은 인구 증가로 인해 2차적으로 늘어난 취업자수(간접효과)인 것으로 한국은행 측은 분석했다. 

같은 기간 중 1인당 노동생산성은 370만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제주지역 노동자들은 노동시장에서 값싼 노동력을 팔아 어려운 경제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연간 0.9%p에서 2.3%p까지 떨어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는 고용이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등 상대적으로 부가가치율이 낮은 관광서비스업에 집중됐기 때문으로 한국은행 측은 분석했다. 

노동생산성 개선이 미흡하면서 경제주체의 소득은 전국 꼴찌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제주지역 상용근로자 임금은 239만원으로 전국(303만원)의 3/4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자영업자 업체당 영업잉여도 2012년 이후 감소하고 있다. 

앞으로 제주지역은 기대소득 하락과 집값 등 정주비용 상승 등으로 인구 순유입 규모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제주지역 경제의 큰 축으로 여겨지던 관광산업 성장률의 지속적인 축소, 관광객 1인당 지출액 정체현상 등으로 기대소득이 줄어드는 반면 정주비용(주택매매 및 전세가격 등)은 큰 폭으로 올라 살기는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전망된다.

취업자수 증가율은 2018년까지는 4%대를 유지하다가 2020년부터는 2%대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1인당 노동생산성은 2015~2019년중에는 산업 포화 등으로 하락했다가 2020년 이후에는 소폭 증가(0.3% 수준)할 것으로 한국은행 측은 추정했다. 

특히 한국은행 측은 전국 평균 노동생산성과의 격차는 1760만원(2022년)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주지역 고용시장은 인구 순유입에 힘입어 양적 성장을 보였으나 질적 수준은 다소 떨어졌으며 앞으로도 인구 순유입 둔화로 취업자수 증가세가 줄어드는 가운데, 노동 생산성도 소폭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한편 인구 순유입이 지속되면서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등의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수가 큰 폭으로 늘었으나, 부가가치율이 낮은 단순 서비스업 위주의 산업구조가 고착화되고 업체간 경쟁도 심화되면서 노동생산성(취업자 1인당 생산액)은 감소했다. 

실제 도소매·음식숙박업(+2.9만명), 연령별로는 50대 이상(+3.8만명)이 가장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또한 기존의 단순 서비스업 구조가 지속될 경우 전국과의 노동생산성 격차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국은행 측은 지적했다. 

따라서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인구 순유입이 제주지역 경제의 질적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신성장동력 발굴, 창업 지원, 관광상품 개발 등을 통해 산업구조 개편 및 노동생산성 향상에 필요한 취업자 증가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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