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교육]<9>예체능교육

학부모들은 예체능을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하면 끊어야 하는 것쯤으로 여긴다. 초등학교때까지 피아노를 배우던 아이가 중학교에 가서도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 음대에 갈 것도 아닌데 왜 배우냐고 묻는 게 현실이다. 예체능 교육은 국·영·수···입시 위주 교육과 동떨어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예체능은 자녀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훌륭한 도구라고 강조한다. 아이에게 진짜 행복을 맛보게 하고 싶다면 “그림을 그리게 하고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신나게 뛰어놀게 하라”고 얘기한다.

사진/뉴시스
#창의력 쑥, 감성 자극
흔히 예체능을 그림을 그리거나 악기를 연주하거나 공을 다루는 ‘기술’ 정도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예체능은 오감을 사용해 표현하고 받아들이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으로 기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느끼고 생각하는 과정속에서 자신을 표현한다.

예체능은 기본적으로 우뇌를 사용하기 때문에 좌우뇌의 균형적인 발달을 돕는다. 창의력과 상상력, 직관력을 관장하는 것이 바로 우뇌다.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고 다양한 악기로 음악을 연주하다보면 신체의 발달을 돕는다. 팔과 손, 손목과 손가락 근육을 사용하게 돼 소근육이 발달한다. 소근육은 두뇌 발달에 자극을 주는 신체 일부분이다.

말이나 글로 제대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다양한 예체능 활동을 통해 발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친구가 그린 그림을 보며 친구의 감정과 느낌과 의도를 파악하는 방법을 배울수 있다. 이런 활동은 아이의 미적 감각 뿐만 아니라 잠재능력까지 일깨우는 과정이 될 수 있다.

바퀴달린 그림책 유현희 원장은 “일부 학부모들은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리게 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지만, 사실 미술을 배우는 아이들은 미술에 대한 기교를 배우기 전에 끈기와 자신감을 배운다”며 “이런 과정이 반복되고 그림에 대한 자신만의 가치관과 열정이 더해졌을 때 비로소 전공을 결심한다”고 밝혔다.

유현희 원장은 “어린 시절부터 예체능을 배워두면 미래의 든든한 자산이 된다. 미술이나 음악은 살다가 힘들 때 잠시 쉬어가는 휴식처가 될 수 있으며, 풍요로운 삶의 동반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언제부터 무엇을 해야할까
예체능 교육은 보통 빠를수록 좋다고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다. 아이의 성격과 기질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뭘 가르쳐야 할지 막막하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고 자연스러운 노출과 경험으로 흥미를 돋우는 게 좋다.

아이가 특정 분야를 전공하고 싶어한다면 그 분야에서 정말 재능을 보이는지 알아봐야 한다. 이때는 부모의 주관적인 판단이나 욕망을 최대한 자제하고 가능한 한 여러 전문가들을 찾아 객관적으로 평가를 받는다. 단 아이가 재능을 보여도 당장 흥미가 없고 거부한다면, 억지로 무언가를 시키는 것은 무의미하다.

△음악
어려서부터 음악교육을 받으면 좌뇌·우뇌가 골고루 발달한다. 우뇌는 창조적이고 감각적인 사고를 맡는 곳으로 기쁨·슬픔·벅참 등 다양한 정서를 체험한다. 다양한 리듬과 속도로 구성된 음악을 들으면 감수성이 풍부해지고 언어 획득 능력도 빨라진다. 언어표현에 서툰 아이들도 피아노를 치면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낼 수 있다. 이는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행복감을 느끼도록 한다.

-피아노: 피아노는 모든 음역을 다루기 때문에 음감을 발달시키고 집중력과 인내심을 기를 수 있다. 3~4세 정도부터 시작할수 있다. 1~2년정도는 음감을 익히는 정도의 교육만 한다. 5~6세전부터 무리하게 교육할 경우 손모양이 나빠지고 근육·뼈 발육에 이상이 올 수 있다. 본격적인 교육은 대부분 7~8세 이후에 이뤄진다.

△미술
미술은 자신의 생각을 조형물로 표현,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그 속에서 표현력을 키우게 된다. 그리기와 만들기로 표현에 대한 흥미를 깨닫고 마음껏 표현하면서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크레파스·물감·종이접기·찰흙 등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한창 두뇌가 발달하는 유아기에는 아이가 보다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북돋워 주는 것이 중요하다.

대개 미술교육은 손의 근육이 어느 정도 발달하고 표현의 욕구가 커지는 2세 이후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4~5세 무렵이면 자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이때부터 체계적인 미술교육이 가능하다.

-그림 그리기: 아이들이 즐기는 활동이다. 3~4세가 될때까지는 무엇을 그렸는지 알 수 없는 그림을 그린다. 이러한 끄적거리기는 의미 없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사물에 대해 다르게 반응하는 방법이다.

-찢기·오리기: 다양한 재질의 종이를 손으로 쥐었을때 감촉과 찢을때 나는 소리를 듣기 위해 아이들은 종이를 손으로 찢기를 즐긴다. 마음대로 찢게 하고 찢어서 생긴 모양에 이름을 붙이며 상상력을 길러주자.

-점토: 아이들은 자신의 손으로 무엇인가 만들어 보기를 좋아하는데 점토는 그러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때로는 아이들이 만든 조형물이 부모가 보기에 실제 사물과 달라도 그것을 긍정적으로 인정해줘야 한다. 아이의 발달과정에 따라 처음에는 사물에 흥미를 느끼고, 그 질감을 즐기다 자라면서 점차 작품을 구상해 나가기 때문이다.

△체육
성장과 발달이 가장 왕성한 시기에 어떤 신체적 자극을 주는가 하는 것이 앞으로의 체형 형성과 건강, 성격 형성에 영향을 준다. 운동은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튼튼한 몸을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건전한 오락 활동의 재미를 느끼게 한다.
 
어릴적부터 규칙적이고 체계적인 운동을 하면 아이의 지적 능력을 발달시키는데도 도움이 된다. 다양한 신체활동은 아이들에게 생각하고 기억하고 개념화하는 인지 작용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공간 개념이나 중력·힘·방향·시간 등도 몸을 직접 움직여 보면서 확실하게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많이 뛰어놀고 다양한 기구를 접해본 아이들은 활발하고 도전의식이 강하다. 도전 의식이 강한 아이들은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때에도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감이 충만하다.

-수영: 전신 운동 능력을 골고루 발달시키고 심폐기능과 지구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0~6개월 영아때부터 수영을 가르치는 나라도 있다. 영법을 배우기엔 6~7세부터가 적당하다.

-태권도: 유연성과 근력을 요구하는 운동이다. 전신 운동이 가능한 7세 무렵부터 배울 수 있다.

#장기적으로 탄탄하게
입시에 초점이 맞춰진 교육현실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가 예체능 교육의 한계다. 엄마들 사이에서는 ‘예체능 교육 적령기’라는 말이 통용된다. 4~5세를 전후해서 시작한 예체능 교육은 초등학교 3학년을 기점으로 하나 둘 정리하기 시작한다. 대신 영어학원이나 수학·과학학원 등으로 옮긴다. 초등 4~5학년이 되면 학교수업이 늘어나고, 교과과정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더이상 예체능에 투자할 시간이 없어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예체능 교육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제대로 된 교육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녀가 어느 분야에 관심을 보이는지 관찰하고, 잠재 능력을 이끌어내는 게 부모가 해야 할 자녀 예체능 교육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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