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식 내딸에게 대표.

[어떤 상인과 낙타가 대규모 상단과 함께 여행을 하고 있었고, 사막 한가운데서 야영을 하게 됐다.

모래바람이 치는 사막. 이 바람을 피하기 위해 상인이 텐트를 친다. 그가 타고 온 낙타는 모래바람에 눈을 못뜰 지경이라며 코끝만이라도 텐트 안으로 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인에게 애원한다. 

낙타를 동정한 주인은 이 애원을 들어준다. 그런데 낙타는 또 요청한다. “코끝이 아니라 머리만 넣게 해달라”고 하길래 상인은 들어줬다. “머리만 넣었더니 다리가 구부정해 불편하다”며 몸통도 넣게 해달라고 몸통까지 들이민 낙타는 대담하게도 이번엔 텐트에서 함께 지내자고 요구한다. “함께 여행하면서 자기만 밖에서 자는 것은 애초에 잘못된 것”이라고 덤빈다. 

일견 타당해 보인는 낙타의 주장에 주인은 어정쩡하게 낙타에게 한자리를 내준다. 그러나 텐트 안 공간은 낙타가 들어 오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모로 누워 자던 주인은 결국 낙타에게 밀려난다. 주인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텐트는 이미 낙타의 차지였고, 자신은 밖에서 모래바람을 맞고 있었다.]

어제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한진그룹의 계열사인 한국공항(주)이 신청한 먹는샘물 지하수 취수허가량을 1일 100톤에서 150톤으로 늘려달라는 요구를 부대의견을 달고, 20톤이 적은 1일 130톤(월 3900톤)으로 낮추는 것으로 수정 가결했다.

부대의견은 △감시정 3개소 수위변화 지속적인 모니터링 △관측공 취수정 상·하류에 추가 설치 검토 △일반 판매 지양 △지하수 오염·고갈 방지 및 위험 징후 발견시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질 수 있는 매뉴얼 작성 △다양한 지역사회 공헌사업 검토 등 5가지다.

지역사회 공헌과 관련해서는 △항공료 인상 자제 및 도민 항공료 추가 인하 △소아암환자 및 위급환자 수송시 환자·보호자 항공료 인하 △화물공급 항공기 확대운영 △지역인재육성장학재단 설립 운영 △기내식 제주 친환경 농수축산물 구매협약 체결 △대한항공 홍보물 등에 제주홍보 마케팅 전략 수립 △항공기 정치장 제주등록 확대 △항공좌석난 적극 해결 △제주생수공장에 도민 정직원 채용 확대 등이다.

그럼 한진은 지금까지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았다는 것인가? 항공료 인상과 항공물류를 인질로 삼아 제주도민에게 보여줬던게 ‘한진’이다. ‘땅콩항공’으로도 유명해진 한진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우리 도민에게 다가올지 무척 우려스럽다.

부대의견을 달고 수정 가결했다면, 부대의견을 먼저 실천 하는게 상식이다.

“할 것이다. 할 것이다”라는 얘기는 필요없다. 실천하고 난 이후에 요구하기 바란다. 그러면 그때 가서 고민하는 척이라도 하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아닌 것은 아니다. 

아직도 늦지는 않았다. 동의안 처리는 25일 본회의에서 최종 결정되고, 제주도민들이 할 수 있는건 내년 지방선거에서 표로서 결정할 수 밖에 없다.

말로만 두고보자는 것이 아니다. 협박도 아니다. 단지, 우리 후손들에게 빌려쓰고 있는 공공재를 올곧이 넘겨주고 싶을 뿐이다. 훗날 우리 딸들에게 “아빠는 그때 뭐하셨어요?”라는 원망을 듣고 싶지않다.

문근식 내딸에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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