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주간 도심 문화콘텐츠로 화려하게 장식
문화재 활용·한복체험·엽전사용 등 재미 ‘쏠쏠’
제주시 원도심 대표 야간관광상품 역할 ‘기대’

제주도의 야간관광이 달라지고 있다. ‘해만 지면 볼 것도 놀 것도 없다’는 그동안의 불평불만을 잠재울 만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질적 관광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있는 제주관광의 야간관광의 실태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22일 밤 제주시 관덕정 광장에서 야간관광 프로그램 '목관아가 살아있다' 부대행사인 '복작복장' 장터가 열리고 있다.

제주도 최대전력수요 신기록을 연이틀 경신한 직후 끓어오른 폭염이 무서웠던 22일 밤. 제주시 원도심에 위치한 제주목관아가 이날만은 사람들로 들끓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JTO), 삼도풍류축제 추진위원회가 기획한 ‘목관아가 살아있다’를 찾아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후 6시30분쯤. 목관아 광장은 전통 장터의 맛을 접목시킨 ‘복작복(福)장’에 터를 잡은 판매자들, 목관아를 시작으로 제주의 문화와 역사를 알 수 있는 원도심기행인 ‘도심미행’ 참가자들이 한바탕 난장(亂場)을 벌였다.

지난 15일 첫선을 보인 프로그램이 낮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도 사람들이 찾아오게끔 할 정도로 이름을 알려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 사이를 장수와 상인 차림새로 돌아다니며 사극 속에서나 쓰는 옛말투를 구사하며 한껏 흥을 돋우는 진행요원들의 넉살에는 웃음이 쏟아져 나왔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22일 밤 제주시 관덕정 광장에서 야간관광 프로그램 '목관아가 살아있다' 진행자들이 전통복 차림으로 흥을 돋우고 있다.

이처럼 지역의 정체성과 역사, 문화유산을 활용한 야간콘텐츠로 무장한 ‘목관아가 살아있다’는 첫째주부터 주목을 끌고 있다.

폭염 속에 사람의 흔적이 끊긴 대낮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아닌, 사람들이 북적이는 모습. 대낮에 작열하는 태양이 남긴 열기가 여전히 올라오는 이곳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이처럼 완전히 달라진 목관아의 모습에 한복체험과 엽전사용 등 참가자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를 가미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행사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지난주 복작복장에 참석한 한 셀러는 한복 바지에 두건, 부채는 물론 머리에 패랭이까지 쓰는 지극정성(?)으로 화제가 됐다. 참가한 판매자들 모두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계속 참석할 의사를 밝혔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22일 밤 제주시 관덕정 광장에서 야간관광 프로그램 '목관아가 살아있다' 부대행사인 '복작복장' 장터를 찾은 외국인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22일에도 하얗게 소복을 입고 저승사자 복장을 한 판매자들이 ‘이승과 저승 사이’라는 재미있는 상호명으로 얼음장처럼 차가운 수박 슬러시 등을 팔며 관란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관람객들은 한복을 대여해 입거나 엽전을 사용해 보는 재미를 쏠쏠하게 느꼈다.

오후 8시부터 시작한 공연도 흥행에 성공했다.

우리 시대의 소리꾼인 장사익의 공연을 보기 위해 몰려든 아줌마·아저씨 팬들이 몰리면서 관객의 연령대가 이례적으로 높게 형성돼 진풍경을 연출했다.

‘인디형 가야금 싱어송라이터’ 정민아, 제주의 젊은 국악인 양지은도 전통성과 현대성을 버무린 공연으로 호응을 이끌어냈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22일 밤 제주시 관덕정 광장에서 야간관광 프로그램 '목관아가 살아있다'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목관아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공사는 프랑스 파리나 독일 베를린 등 세계적인 도시들이 다채로운 형태의 야간관광으로 관광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는 점에 주목하며 야간콘텐츠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목관아가 살아있다’의 경우 원도심 활성화에 더해 문화재 활용 상품 개발이라는 의미까지 부여하면서 더욱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공사는 보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야간관광은 전 세계적으로 활성화돼 있다. 나라마다 독특한 야간관광 콘텐츠를 내세우며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목관아가 살아있다’가 진행되면서 관람객이 몰리고, 복작복장에 주변 삼도동 판매자들의 참여기회를 확보하는 것은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제주도민일보=조문호 기자] 22일 밤 제주시 관덕정 광장에서 야간관광 프로그램 '목관아가 살아있다' 부대행사로 준비한 소리꾼 장사익의 공연이 진행 중이다.

공사는 첫 행사를 통해 문화재를 활용한 제주 야간관광 상품이 가능함을 엿봤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제주시 원도심의 활성화도 꾀하면서 ‘살아있는’ 문화재로서 기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도민 속에서 살아숨쉬는 문화재로서, 제주목관아의 야간관광 가능성을 확인한 계기였다”고 이날 행사를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날 행사로 개선점도 많이 파악한 만큼 향후 이를 반영해 제주를 대표하는 문화형 야간관광 상품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제주도민일보=조문호 기자] 22일 밤 제주시 관덕정 광장에서 야간관광 프로그램 '목관아가 살아있다' 부대행사로 준비한 젊은 국안인 양지은의 공연이 진행 중이다.
지난 15일부터 오는 9월 16일까지 열리는 '목관아가 살아있다' 홍보용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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