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환도위, 21일 지하수 증량 요청안 '130톤' 허가
의원들, 도민사회 한국공항 이익환원·지하수 관리방안 요구

[제주도민일보] 한국공항(주) 먹는 샘물.

칠전팔기(七顚八起).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주)이 수차례의 도전 끝에 제주 지하수를 더 취수해 쓸 수 있도록 한걸음 더 다가섰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는 21일 제353회 임시회 1차 회의를 열고 제주도가 제출한 한진의 지하수 증량 요청안을 당초 150톤에서 130톤으로 수정해 가결했다. 

본회의 표결이 남긴 했지만 해당안건이 상임위원회를 통과함에 따라 한국공항(주)은 현행 하루 100톤(한달 3000톤) 취수하던 먹는 샘물용 지하수를 130톤(한달 3900톤)까지 뽑아 쓸 수 있게 된다.

이날 심의에서 도의원들은 제주도에 지하수의 체계적인 관리방안과 도민사회 환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경학 의원은 “한국공항 2003년 매출액이 62억원에서 172억으로 3배 뛰었다. 그러나 제주도가 한국공항에 징수해야 할 금액은 2003년 3억, 작년기준 2억6000만원으로 줄었다. 이래서 도민들이 반대하는 것 아니냐”라며 “한국공항이 벌어들인 이익을 제주도민사회에 환원시킬 수 있도록 제주도가 노력해 왔냐. 이 부분 때문에 도민사회가 반대해 온 것 아니냐. 도민사회 이익환원 대책이 있냐. 이게 전제된다고 하면 찬반 논란에 수긍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물었다.

이에 김양보 환경보전 국장은 “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치면서 기술적인 부분만 검토했다”라고 답하자 김경학 의원은 “기술적인 것만 책임지고 정치적 책임은 의회가 책임져라? 이 말이냐?”라고 공박했다.

이어 김 의원은 “지난 4월 제주도의원들이 항공료 인상 철회 촉구 결의안을 내고, 신관홍 의장께서도 말씀을 했다. 그래서 대한항공에서도 항공료를 철회했다. 그런데 대한항공 할인율이 70%에서 50%로 떨어졌다. 항공요금 인상을 철회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결국 인상한 결과를 가져왔다”며 “기업이익이 도민사회에 돌아 올 수 있도록 (대한항공의)파격적인 액션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 그래야 증산을 논의할 수 있지 않겠냐”라고 반문했다.

이에 김 국장은 “전적으로 동의 한다”고 답했다.

고정식 의원은 “제주도가 도민사회가 (취수증량에 대해)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려해야 한다”며 “특히 항공요금과 관련 요즘 저가항공사들이 항공수요가 많아지다 보니 슬그머니 요금을 올리고 있다. 이를 견제할 수 있는 곳은 대형항공사 밖에 없다”고 대한항공의 역할을 주문했다.

안창남 의원은 “강우량이 적어서 그런지 몰라도 올해는 용천수가 마르고 있다. 지하수의 문제가 도민사회에서는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국공항 먹는 샘물 증산과 관련, 이번 기회에 지하수 관리체계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김양보 국장은 “지하수 관련해서 버려지는 물도 많다. 관련해서 용천수 보전대책도 세우고 있다. 빗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저장시설을 지원해 주고 있다”며 “종합계획을 세우면서 지하수 대금(요금)을 현실화 시키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하루 1000톤 이상 지하수를 취수할 수 있도록 허가가 난 곳이 62곳이다. 이렇기 때문에 제주도 지하수가 고갈 되는 것 아니냐”며 “지하수를 무한정 줄 것이 아니라 빨리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홍기철 의원도 “용천수가 줄어들고, 말라가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 있다. 증량을 요청한 50톤이 도민들이 허락할 수 있는 용량이냐. 단 1톤이라도 지하수에 대한 관념이 도민들 입장에서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양보 국장은 “1톤이라는 측면도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공감했다.

하민철 위원장은 김양보 국장에게 “이제 와서 지하수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나. 적어도 지하수가 저렴하면 이렇게 펑펑 쓰겠냐. 지하수도 상수도에 준하도록 관리체계를 할 필요가 있다.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히 추진해라”며 “동네 대중목욕탕도 하루에 200톤을 쓴다. 100톤이 경미할 수 있지만 제주도의 공공자원이기 때문에 시민사회가 사기업에 줘서는 안 된다고 한다. 실질적인 원수대금을 지적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민철 위원장은 한국공항(주) 관계자에게 “지난 4년 동안 제주지역에서 환원활동을 한 내역을 설명해 달라”고 기회를 줬다.

한국공항(주) 관계자는 “농수산물 수송을 위해 항공기를 투입하고 있다. 항공기 정치장도 제주도에 등록해 등록세, 취득세 등을 납부하고 있다. 현재 19대가 등록돼 있다. 누적 등록세가 60억이 넘는다. 매년 10억을 내고 있다”며 “대한항공도 일본 노선을 중단할뻔 하다가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또 다른 항공사와 다르게 올해 요금인상 대열에 동참하지 않고 요금을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하민철 위원장은 “그러한 한국공항(주)의 노력이 도민들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그러니까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한편 한국공항(주)은 지난 2011년부터 증량을 요청하기 시작한 뒤 6년 만에 본회의 동의라는 마지막 관문만 남겨놓게 됐다.

지난 2013년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하루 20톤 증량에 동의했지만 당시 박희수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 상정을 보류하면서 무산된 이후는 4년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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