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귀포시 모 초등학교 5학년…수차례 피멍 구타
실내화 압정 넣어 '충격'… 학교 '늑장 대응' 방관 비판

[제주도민일보DB] 학교 교실.

"따돌림, 구타도 모자라 압정 테러까지…"

제주도 서귀포시 소재 모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의 충격적인 실태다.

더욱이 수개월째 이같은 일이 반복됐음에도 학교측은 쉬쉬하며 즉각적인 대처에 나서지 않아 사태를 키워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학교 5학년 교실에서 학교폭력이 발생하기 시작한 때는 지난 4월께.

2명의 학생이 같이 다니며 같은 반 친구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는게 주변 학생들의 증언이다.

시작은 툭툭 치고 괴롭히는 수준. 그러나 아이들이 학교에서 폭력을 당하고 집에 오자 속상한 부모들이 학교에 계속 민원을 제기했고 그러면서 강도가 심해졌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달 결국 일이 터지기에 이르렀다.

2명의 학생이 자신들의 행동에 반발하던 한 친구가 "친구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며 말리자 실내화에 압정을 집어 넣은 것이었다.

때문에 친구들 사이를 원활하게 풀려 했던 해당 학생은 발바닥은 물론 마음에 상처까지 입어야했다.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도 해당 학교에선 학교폭력자치대책위원회 조차 열지 않은채 쉬쉬하기에 급급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르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학교는 사건 인지(또는 신고 접수)한 후 14일 이내에 개최해야 한다. 단, 정확한 사안 조사 등 필요한 경우 학교 장은 7일 이내에 자치위원회 회의를 연기할 수 있다.

그러나 피해 학생의 부모들은 학교폭력자치대책위원회 통보조차 받지 못했다고 일관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후 학생들의 폭행은 더욱 심해졌다는 게 더 큰 문제다.

피해학생들에 따르면 뺨을 때리고 쓰러뜨려 수차례 발로 밟는가 하면, 압정을 넣은 학생에게는 교실에 앉아있자 책상을 발로 차면서 밀어 피멍이 들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에 머리 끝까지 화난 부모들이 지난달 말부터 집단적으로 학교에 대책마련을 촉구했고, 이달 6일에야 1차 발생보고가 이뤄졌다. 지난 10일이 돼서야 관련 사안에 대한 학폭위가 개최됐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피멍이 들도록 맞아 왔는데 웃어 넘길 수 있는 부모가 세상에 몇이나 되겠느냐"며 "4월부터 아이가 맞고 와 학교에 대책마련을 요구했지만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해당 학교 교장은 "담임교사가 병가중인 관계로 최근에야 보고를 받았다"며 "즉각 발생보고 및 학교폭력자치대책위원회를 개최해 조치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로부터 발생보고는 최근에야 받았다. 언제부터 이뤄졌는 지에 대해선 정확히 알 수 없는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만약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명백한 잘못"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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