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3.3㎡당 1781만원…민간 택지로 분양가 심사 안받아
8개월만에 340여만원 상승… 프리미엄 앞세운 서민 박탈감 키워

제주 해모로 루엔 조감도.

"아무리 아파트 값이 올랐다지만 이건 해도 너무한거 아니냐"

제주도민들의 한숨섞인 푸념이다.

평당 1781만원. 34평형 아파트의 분양가 6억. 서울·경기도가 아닌 제주에서 벌어진 현실이다.

주인공은 도내 2호 재건축 아파트인 해모로 루엔이다.

노형국민연립의 재건축인 해모로 루엔은 도내 1호 재건축인 해모로 리치힐에 이어 한진중공업이 시공을 맡았다.

지하 2층~지상 15층 최대 15층 규모의 2개동으로 지어지며 총 157세대 가운데 55세대를 일반 분양할 예정. 전체가구가 전용면적 84㎡(옛 34평형) 이하의 중소형으로 2019년 8월 준공예정이다.

14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한 가운데 고삐 풀린 분양가로 인해 논란이 뜨겁다.

3.3㎡당 책정된 분양가는 평균 1781만원. 

34평형을 감안할 때 6억원이 분양가인 셈이다. 더욱이 실거래가가 아닌 분양가로 놓고 볼때 과다하게 책정됐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간택지의 경우 행정의 분양가 심사 대상이 아니다. 때문에 한진중공업에서 낸 분양가가 그대로 책정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 해모로 리치힐 모델하우스 풍경.

고분양가 논란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도내 1호 재건축인 해모로 리치힐도 3.3.㎡당 1430만원을 책정한 바 있다. 분양가 심사를 받았던 첨단과학기술단지 꿈에그린이 870만원이 안되는 가격이었음을 감안하면 560여만원이 높은 가격이었다.

그 후 불과 8개월도 안돼 또다시 340여만원이 올린 셈이다.

문제는 이같은 고분양가가 자칫 실거래가는 물론 분양가 상승이라는 도미노 효과를 갖고 온다는 점이다.

한번 오른 땅값과 분양가는 좀처럼 떨어지기 힘들다. 실제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는데도 도내 분양가는 요지부동이기도 하다.

더욱이 3차 재건축인 이도주공의 경우 분양가 2000만원을 돌파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주위에서는 "내 집 마련의 꿈은 꿈에서나 꿔야 할 듯 하다"고 한숨섞인 얘기가 나온다.

자율시장 경쟁구도에서 민간택지의 분양가 책정을 갖고 왈가불가 할 사안이 아닌것은 잘 안다.

하지만 대다수의 서민들이 느낄 박탈감, 그리고 앞으로의 제주 분양시장의 거품을 키우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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