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철만난 굴, 겨울에 먹는 게 보약

겨울 영양식품의 대표격은 굴이다. 굴은 소금기가 적은 해안에서 작은 미생물인 규조류를 먹고 자라는데 1년만에 성숙한다. 가을부터 겨울동안에 영양가가 높아지고 맛도 좋아진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oyster’(굴)의 ‘r’자가 들어가지 않는 달(5·6·7·8월)에는 굴을 먹지 말라는 말도 있다. 산란기가 바로 이때이므로 영양분이 줄고 여름철이어서 빨리 부패하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굴에는 타우린이 많고 인체 내에서 바로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글리코겐이 풍부하다. 비타민과 철분·인·칼슘 등 미네랄이 풍부해 미용식품으로도 좋다.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해 식은땀을 흘리는 사람의 허약 체질을 고칠 수 있다고도 알려진다. 100g 중 함유 철분량은 우유가 6.1mg, 계란이 2.6mg인데 굴에는 8mg이나 된다.

레몬즙이나 귤과 함께 먹으면 빈혈치료에 더욱 효과가 좋다. 비타민C(아스코르빈산)가 철분의 장내 흡수를 크게 돕기 때문이다.

● 찬바람 부는 겨울 최고의 맛, 복어

청산가리보다 수십배 강한 독을 품고 있는 복어는 찬바람 부는 겨울에 최고의 맛을 낸다. 복어는 칼로리와 지방은 적고 단백질은 풍부한 생선이다. 쫀득쫀득한 껍질에는 젤라틴 같은 뮤코 다당류가 풍부하기 때문에 피부에 탄력을 준다. 검은 껍질에는 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는 셀레늄 성분이 풍부하다. 또 복어의 감칠맛을 내는 성분인 타우린은 심장과 간을 튼튼하게 해주고 눈 건강에도 좋다.

복어의 지느러미를 컵에 넣고 데운 청주를 부으면 지느러미술이 돼 술맛을 더욱 부드럽게 해주기도 한다. 복어는 독만 빼고는 버릴 데가 없는 건강보양식품. 특히 겨울철 복어가 가장 맛과 영양이 뛰어나다. 도톰하고 포동포동한 살점, 입안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드는 감칠맛, 아삭아삭 씹히는 갖은 야채들과의 조화로움이 잊을 수 없는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 차게 먹어야 제맛, 족편(足片)

조선조 궁중에서는 겨울철 자칫 피로해지기 쉬운 몸에 활력을 주는 왕실의 보양식으로 ‘동물성 묵’이라고 하는 족편(足片)을 즐겨 먹었다. 족편은 쇠머리와 쇠족 등에 물을 붓고 무르게 고아서 차게 식힌 묵으로 조선시대에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즐겨 먹었던 음식이다.

특히 쇠머리와 쇠족에서 용출된 콜라겐 국물을 차게 식혀 젤라틴화해 콜라겐이 그 어떤 식품보다 풍부하다. 족편을 만들 때 사태육을 함께 넣어 고면 맛과 영양이 보완돼 질감이 좋고 쫄깃해서 술안주로도 좋다.
 

● 오장 튼튼, 정력에도 좋은 붕어찜

동의보감 탕액편에는 ‘성질은 냉하지 않고 따뜻하며 맛은 달고 독은 없다’는 ‘즉어’가 나온다. 다른 말로 부어(駙漁)라고도 하는데 이것이 바로 붕어다. 이는 독이 없으며 맛이 좋으면서도 속을 냉하지 않게 하는 물고기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즉어는 몸에 들어가면 위장의 기를 편하게 조화시키며 오장을 튼튼하게 하고 설사가 잦은 것을 다스린다고 한다.

붕어가 스테미너에 좋다는 설도 있다. 붕어를 먹으면 소화기능이 좋아지고 배설이 원활해져 쾌식, 쾌변이 이뤄지므로 혈액과 정액을 생성하는 기본 물질이 많이 만들어진다. 때문에 동의보감에서는 그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음식으로 붕어를 권하고 있다. 다만 붕어는 화기(火氣)를 움직여 체내의 따뜻한 온기를 주므로 몸에 열이 많고 손발이 달아오르거나 가슴이 답답해지는 사람은 피하는 게 좋다. 반면 치질이 있는 사람에게는 붕어가 좋다고 동의보감은 전한다.

● 겨울은 대게의 살이 오르는 계절

겨울이면 길쭉한 대게의 몸통에 실한 살이 꽉 차오른다. 곧고 튼실한 다리가 대나무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대게는 겨울 보양식을 책임지는 효자품목. 우리나라에서는 경상북도 영덕군과 울진군이 산지 1위 자리를 다툰다.

대게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뭐니뭐니해도 통째로 삶아 먹는 것이다. 쫀득쫀득하면서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새하얀 대겟살은 콜레스테롤과 지방함유율이 적고 칼슘과 철분이 풍부해 영양보충이 필요한 성장기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좋다.

알뜰 팁 하나. 일반 식당에서는 대부분 대게가격을 ‘싯가’로 써놓은 경우가 많다. 대게를 가장 저렴하게 맛보려면 식당보다는 인근 시장으로 직행하는 것이 좋다. 상인을 통해 직접 대게를 구입한 뒤 어시장 주변의 가게로 들어가 찜비와 자릿세, 반찬가격 등만 흥정하면 훨씬 저렴하면서도 푸짐하게 대게를 맛볼 수 있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