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반대 목소리만 커지는 것을 지켜봐온 마을주민들이 드디어 목소리를 냈다.

자본검증에 대해 일단 “비법적”이라며 비판하면서도 “신속한 진행”을 요구하며 실리적인 입장을 취했다.

제주 오라동·오등동발전위원회(회장 박연호)는 13일 오전 10시30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오라관광단지와 관련한 비법적인 행정에 대한 지역주민 기자회견’을 열어 “법적 근거의 당위성조차 확보하지 않은 자본검증위원회를 어떤 명분으로 이끌어가고자 하는지 궁금할 따름”이라고 따졌다.

발전위는 “법치의 붕괴, 원칙의 붕괴란 말이 요즘 유독 가슴에 와닿는다”며 “집행부 및 집행부의 수장인 지사가 과연 법과 규칙에 맞는 행보를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박연호 회장은 제주도가 도의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자본검증을 먼저 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정치적인 꼼수’로 본다. 내년 지선까지 끌고 가겠다는 의도로 본다”고 단언했다.

도집행부를 찾았을 때 ‘잘 되고 있으니 걱정마라’는 말을 믿다가 사업허가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발전위는 도의회에 대해서도 불편한 시각을 견지했다. “시민단체들이 조건부 낙선운동하겠다는데 이게 무섭나”라고 비꼬았다.

“‘오라의 저주’가 다시한번 다가오고 있구나 느낀다”는 이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자본검증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줄 것을 촉구했다.

사업자인 JCC에게는 투자계획 및 자금조달 계획을 철저히 수립해 자본검증을 먼저 요구, “하루 속히 임하고 성실하게 사업일정에 따라 진행해 더 이상 소모적 논쟁을 피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도지사에게는 자본검증 과정에 대해 확고한 태도를 밝히고, 법과 원칙에 따라 자본검증을 하려면 신속히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데모꾼’이 아닌 순수한 도민으로서 울부짖는 마음을 헤아려 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발전위는 그동안 예정했던 기자회견을 수차례 취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전략적으로 판단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