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외버스터미널 평소에도 공간 협소로 사고위험 상존
대중교통체계 개편후 완급행 노선 더 늘어 운행은 더 빈번
혼잡 사고 우려…버스업체 “부지확보” 요구…도 “협의중”

[제주도민일보=조문호 기자] 7일 오후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 버스들이 주차해 있다. 터미널에 여러 시설이 혼재하면서 공간이 좁아보인다.

7일 오후 2시쯤 제주시외버스터미널. 제주도 전역으로 승객들을 실어나르는 버스가 5분, 10분이 멀다하고 들락날락하고 있었다.

터미널 동쪽 병문천 노상 주차장에 더해 길거리에 병렬 주차한 차량들 틈을 뚫고 버스들은 힘들게 나아갔다.

승객을 어렵사리 하차시키고 좌회전을 한 버스들은 다시 비좁은 공간을 헤치고서야 터미널 승차대에 겨우 진입했다.

1978년 처음 조성된 터미널 부지에는 버스 세차장과 주유소, 주차장까지 들어서면서 이 일대가 항상 북적이는 곳으로 꼽히고 있다.

여객 운수업체와 버스 세차장, 주유소에 조그만 일반차량 주차장까지 가세하면서 터미널 주변과 내부는 항상 사고의 위험이 도사린다. 시외버스가 후진하면서 다른 시외버스나 전세버스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제주도민일보=조문호 기자] 7일 오후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 버스들이 주차해 있다. 터미널에 여러 시설이 혼재하면서 공간이 좁아보인다.

이곳에는 다음달 26일부터 시행하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운행하는 서부권역 급행버스 4개 노선이 배정된다. 제주~서일주로~서귀포, 제주~평화로~화순~대정, 제주~공항~평화로~영어교육도시~대정, 제주~공항~평화로~서귀포~5·16도로~제주 노선이다.

제주국제공항을 기종점으로 하려던 것을 주민의견을 반영해 일부를 이곳으로 변경했다.

시외버스터미널 입주 상인들은 지난달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생존권을 위협받게 됐다”며 대책을 요구한 바 있다.

이와는 달리 시외버스를 운영하고 있는 여객운수업체들은 “당장 시급한 것은 공간확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공간이 좁아 사고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마당에 새로운 노선버스까지 추가되면 상황이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민일보=조문호 기자] 7일 오후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 버스들이 주차해 있다. 터미널에 여러 시설이 혼재하면서 공간이 좁아보인다.

한 여객운수업계 관계자는 “(사기업인) 터미널 자체적으로 공간확보 등 개선노력이 없어 보인다. 운수업체에서는 공항을 기종점으로 한다고 해서 이호동에 수십억원을 대출받아 주차장 부지까지 확보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 관계자는 또 “버스승객들이 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환경개선 등 노력도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시외버스 운행시간대를 분석해 배차간격이 가장 긴 노선 승차대를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공간 추가확보 필요성과 관련해선, 도는 “터미널 사업자와 실행가능한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며 "사업자도 수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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