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이경용 의원.

경영학에서는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에 수명주기가 있어서 태동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의 과정을 밟는다고 한다.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경쟁이 심화되면서 경쟁력이 없는 제품들이 시장에서 탈락되고, 결국은 산업의 재편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우리 제주 감귤의 수명주기는 어떠할까? 계획생산 초기인 1962년의 경우 재배면적 318ha에서 831톤을 생산하여 1억3천3백만원의 조수입을 올렸다.

1970년대에만 해도 재배면적 5천ha, 생산량 5천톤 규모의 소규모 작물에 불과했던 감귤은 30년이 지난 2000년대에는 재배면적만 2만5천ha로 5배나 커지면서 명실상부 국민과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0년대를 정점으로 국내·외의 여건에 의해 재배면적의 조정되고, 가격이 하락되면서 감귤산업이 쇠퇴기를 맞이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지금까지 물량위주의 감귤산업은 쇠퇴기를 맞은 것이 분명하지만, 당도를 비롯한 품질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새로운 성장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판단의 근거는 2013년산 노지감귤의 출하인데, 55만톤의 생산량에도 불구하고, 5263억원이라는 역대 최고의 조수입을 기록하였다. 이 배경에는 감귤 맛이 너무 좋았다는 소비자들의 평가가 있었다.

즉, 지금까지 물량중심의 성장을 해 오던 감귤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분명하며, 도정에서도 그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22일, 당도기준을 병행 적용하는 「제주특별자치도 감귤생산 및 유통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이 시행되었다. 노지 온주밀감의 상품은 49mm 이상 70mm 이하로 제한되지만, 당도가 10브릭스 이상인 경우에는 크기에 상관없이 출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당도를 판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결국 광센서 선별기 공급의 적정성이 이번 감귤정책의 성패를 결정지을 것으로 본다.

이번 감귤정책 변화의 시급한 문제 중 하나는 현재 41개소에 설치된 광센서 선과기의 처리물량이 70%의 가동률을 적용해도 생산량의 46% 수준 밖에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특히, 유통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는 소규모 생산자 조직과 유통인들이 고비용의 광센서 선별기를 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이들을 위해 소규모 광센서 선별기를 도입한다고는 하지만 물량이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이마저도 상당한 자부담을 요구하고 있어서 접근이 어렵다.

기존 드럼 선과방식을 광센서 선과방식으로 전환하는 문제는 과거 물량 중심에서 품질 중심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과제로 감귤산업을 새로운 성장기 산업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본다.

농정의 현실적 대안과 세심한 지원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제주도의회 이경용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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